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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종무 Apr 18. 2021

나갈 곳이 다시 생겼다

어느 날 갑자기 스타트업 창업하게 된 이야기.

여름이 끝나갈 무렵, 사무실이 없고, 공동창업자 단 둘만 남은 회사.


하지만 일은 계속 되어야 했습니다. 

개발자 분들이 떠나시고, 사무실을 접었어도 우리는 계속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개발자를 모시고, 기획자를 만나고, 투자자와 미팅을 했습니다. 


우리는 가진게 없었지만 이때까지 아무것도 안해왔던 건 아니었거든요. 

추석 즈음이 될 무렵, 그토록 기다리던 투자 결정이 났습니다. 

일반적인 VC가 아닌 우리와 같이 게임 업계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회사의 전략적 투자였죠.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좋았죠. 


같은 업계에서 앞으로 해야갈 일에서 시너지를 낼 수도 있었고,

게임 업계에서 우리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크게 설명을 할 필요도 훨씬 적었고,

무엇보다 투자사도 투자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자기의 업을 지속하는 회사였기에,

우리에게 책상 몇개를 빌려줄 수 있는 큰 사무실도 있었죠. 

셋방살이도 아닌 얹혀사는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나갈 사무실이 다시 생긴거죠. 


다시 비포플레이의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개발자 인력들도 속속 다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파트인 데이터 부분을 담당해주실 분이 제가 다니던 전 직장에서의 인연으로

한분 합류해주시게 되었고, 그 분이 또 다른 개발자를 한분 소개해주셨죠. 

우리가 모시려고 했던 다른 개발자 분도 자리를 고사하시는 대신 새로운 개발자를 한분 소개시켜주었습니다. 

투자금이 있으니 채용 공고를 내서 기획자 분도 모실 수 있었죠. 

전 직장의 인연이 이번에는 디자이너도 한분 소개시켜주었습니다. 

개발자 3 기획자 1 디자이너 1. 완벽한 조합으로 다시 팀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과 둘만 남게 된지 두 달만에, 우리는 새 팀과 새 사무실을 얻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10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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