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on Game - 2025년 12월 1주

by 강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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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식지에는 게임 리뷰, 게임기 리뷰 등 게이머를 위한 소식들은 포함되지 않으며, 유망 게임, 게임 발매 소식, 게임 개발사/퍼블리셔의 최신 소식 등 게임 산업과 관련된 소식만 전달됩니다.


� 중국發 ‘한일령’, 게임에는 어떤 의미일까

[� link] — [이슈] 본격화된 한일령, 게임에는 어떤 영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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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시 떠오른 ‘한일령’은 중국이 자국 내에서 한국·일본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게임·애니·아이돌·행사 등 한·일 문화 전반을 조정 대상으로 올려놓은 셈이다.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K-콘텐츠를 겨냥했던 ‘한한령’이, 이제는 일본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확장된 상황에 가깝다.

겉으로 보면 “그냥 중국-일본 문제 아닌가?” 싶지만, 실제 게임 생태계에서 파장은 훨씬 복잡하다. 우선 중국발 대형 F2P 게임들은 일본 애니·라이트노벨·서브컬처 감성을 적극적으로 수입하며 성장해 왔다. 캐릭터 디자인, 연출, 시나리오 톤까지 일본식 문법을 크게 차용해 글로벌 흥행을 만든 케이스가 많다. 이런 구조에서 ‘일본 색을 최대한 지워라’라는 신호가 강해지면, 중국 개발사 입장에서도 크고 작은 방향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한국 입장도 애매하다.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잠재 시장이고, 일본은 여전히 게임·서브컬처의 ‘공급원’ 같은 존재다. 중국이 한·일 양쪽을 동시에 관리 대상으로 묶어버리면, 한국 게임사는 자연스럽게 일본과의 협업·컬래버를 중국향 빌드에서 조심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중국에서 자라난 개발자·아트 인력이 일본식 감수성을 숨겨야 하는 아이러니도 생긴다.

다만 지금의 게이머와 게임 시장은 예전처럼 단선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스팀·모바일·콘솔 글로벌 빌드가 동시에 돌아가는 시대라, 특정 국가가 밸브를 잠그더라도 콘텐츠는 다른 경로로 순환한다. 중국의 ‘한일령’이 중장기적으로 남길 변화는, 한·일 IP의 축소라기보다는 “중국 게임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규제의 방향이 아니라, 그 틈에서 나올 새로운 시도가 결국 시장을 정의할 것이다.



� 애플이 여는 게임 쇼케이스, 한국 개발자에게는 무엇일까

[� link] — [칼럼] 애플은 게임으로 향하는가

[� link] — 게임사, ‘애플 게임 쇼케이스 서울’ 참가 시연 진행

[� link] — [취재] 애플, 국내 최초 ‘게임 쇼케이스’ 개최하다


애플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게임 쇼케이스를 열었다. 겉으로 보면 신작 소개 행사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애플의 게임 전략이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애플 아케이드가 2019년 등장했을 때만 해도 게이머들은 “??? 이걸 왜 했지?”라는 반응뿐이었고, 서비스는 7년 동안 사실상 ‘정체된 기능 하나’로 남아 있었다. 매번 화제를 만드는 애플이 유독 게임만큼은 아무런 야심도 보여주지 않는 듯한 모습은, 애플에게도 드문 굴욕이었다. 그런데 이번 쇼케이스는 그 침묵이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첫 장면이었다.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애플은 꾸준히 게임을 강조해 왔다. 아이폰 3GS 시절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데모는 “휴대폰에서 이런 게 돌아간다고?”라는 충격을 줬고, 매년 아이패드와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마다 화려한 게임 시연이 빠진 적은 없다. 그럼에도 애플이 정작 게임 생태계의 중심에 서지 못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맥OS는 40년 가까이 “게임이 가장 안 돌아가는 OS”였고, 애플의 폐쇄적 하드웨어 구조는 GPU 자원을 마음껏 쓰고 메모리를 갈아 넣어야 하는 게임 특성과 처음부터 궁합이 맞지 않았다. 예쁘고 효율적인 OS지만, 게임이라는 종(種)을 수용하기엔 너무 깐깐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아이폰이 촉발시킨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애플에게 새로운 기회였다. 누구보다 성능이 좋은 모바일 디바이스, 강력한 앱 생태계, 글로벌 유통망까지 갖추었으니 애플이 게임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였다. 실제로 애플 아케이드가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기어가는 애플식 구독 게임 시장이 드디어 열리나?”를 기대했다. 하지만 2020년 에픽과의 소송전은 이 흐름을 완전히 멈춰 세웠고, 코로나는 게임 이용 패턴 자체를 바꿔 놓으면서 애플의 의지를 더 흐트러뜨렸다. PC·콘솔이 다시 중심으로 이동하는 동안 애플 아케이드는 홍보도 업데이트도 없이,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2025년, 모든 조건이 바뀌기 시작했다. 소송전은 일단락되었고, 엔데믹 이후 하드웨어 전환 수요는 다시 상승했다. 애플은 RAC7을 인수하며 7년간 손대지 않던 게임 영역에 조심스럽게 발을 담갔고, 이번 서울 쇼케이스는 그 다음 단계였다. 단순한 글로벌 쇼케이스의 로컬 버전이 아니라, “한국 개발자와 한국 시장을 직접 겨냥해 게임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첫 무대였다.

쇼케이스 현장의 시연 디바이스 대부분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였다는 사실부터 변화는 감지됐다. 개발사들은 당연하다는 듯 “빌드는 아직 최적화되지 않았지만 iOS에서는 깔끔하게 돌아간다”고 말했고, 실제로 모바일에서 가장 안정적인 게이밍 환경이 아이폰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논쟁거리도 아니다. 애플이 새로 꺼낸 ‘Games’ 앱은 더욱 상징적이다. 게임 라이브러리, 친구 기능, 업적, 아케이드까지 하나의 화면으로 묶은 이 기능은 애플이 구글과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모바일 위에 ‘콘솔 UX’를 심으려 한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더 흥미로운 변화는 맥에서 포착된다. <P의 거짓>,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사이버펑크 2077> 같은 AAA 타이틀이 잇따라 맥 지원을 선언한 것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애플 실리콘 구조가 게임 연산·AI 처리에서 보여주는 효율 덕분이다. 쇼케이스에 등장한 <인조이> 개발팀이 “뉴럴 엔진이 복잡한 시뮬레이션 부담을 줄여준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여전히 콘솔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아이폰·아이패드·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게임 경험을 확장하려는 전략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결국 애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주 느리지만 확실하게 게임 시장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모바일 성능은 이미 업계 최상위이고, 맥은 조용히 AAA 생태계를 흡수하고 있으며, 쇼케이스까지 여는 상황이면 더 이상 “애플은 게임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번 서울 쇼케이스가 보여준 것은, 애플이 드디어 질문을 바꿨다는 점이다.

“애플이 게임 플랫폼이 될까?”가 아니라,

“애플은 어떤 방식으로 게임 플랫폼이 될 것인가?”

그 변화의 첫 장면이 한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아마 업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 서브컬처는 이미 메이저, AGF·비버롹스가 보여준 것들

[� link] — [칼럼] ‘메이저’가 된 ‘서브컬처’, AGF의 독특함

[� link] — [종합] 창의력의 밭 비버롹스! 이 인디게임 놓치면 후회합니다


이번 주 한국 게임·콘텐츠 씬에서 가장 뜨거운 현장은 사실 지스타가 아니라 AGF와 비버롹스였다. AGF 2025는 애니·게임·라이트노벨·굿즈가 한데 섞인 서브컬처 페스티벌이지만, 라인업을 보면 이미 ‘서브’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3N(넥슨·넷마블·엔씨)에 스마일게이트·네오위즈·시프트업, 여기에 하이퍼그리프와 요스타까지 들어오면서 사실상 또 하나의 ‘종합 게임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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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비버롹스 2025는 인디 쪽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363개 팀이 참가해 DDP를 채웠고, 소규모 부스마다 실험적인 게임과 프로토타입이 빼곡했다. 이곳은 “지금 당장 상용화된 완성작”이 아니라, 앞으로 3~5년 뒤 한국 인디씬을 이끌 아이디어들을 미리 엿보는 자리라는 느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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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두 행사 모두 “지스타가 놓치고 있는 것”을 채워 주고 있다는 점이다. AGF는 팬덤·콜라보·굿즈·코스플레까지 포함한 서브컬처 전체의 접점을, 비버롹스는 개발자와 플레이어가 거의 같은 눈높이에서 만나는 창작의 현장을 보여준다.

지금 한국 게이머와 개발자에게 점점 더 중요해지는 건, 거대한 부스에서 뿌려지는 화려한 트레일러만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IP, 내가 지켜보고 싶은 작은 팀,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연결되는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AGF와 비버롹스는 더 이상 곁다리가 아니라, 한국 게임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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