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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Apr 14. 2023

브루스 데머레스트 <영혼의 계절들>

[내 마음대로 책읽기] 영적 형성의 기초

교회 생활로 인해 분주함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쉼'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이야 말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자세는 마르다의 자세가 아닐까? 기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해서 수리를 하거나 교체가 되는 현실에서, 인간이 쉼 없이 달려만 갈 수 있을까. 꽤 오래전, 교회의 주방 담당 권사님은, 10년 넘게 주방 봉사를 해오신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었다. 하지만, 그분의 주방 봉사는 결국 권력이 되어서 교인들 사이에 분란을 가져온 적도 있었다.


번영 신학은 예수님을 잘 믿으면 항상 형통한다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내 어머니도 그런 교육을 교회에서 받으셨고, 지금도 받으시는 듯 싶다. "믿는 자들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고 하시니, 무엇이든지 될 줄 로 믿으면 그대로 된다고, 내게 자주 말씀을 주신다. 하지만, 신앙은, 예수님을 잘 믿는다고 항상 형통한 것이 아니다. 이 책, <영혼의 계절들>은 우리의 삶의 여정이 항상 오르막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고 믿음을 지키며 살아온다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의 삶의 고통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악, 사탄, 우연, 그리고 하나님을 답으로 내놓기도 하는 듯 싶다. 신학적으로 고통의 원인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서의 논쟁 뿐만 아니라, 신자들도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서 그 원인을 규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고통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보다는, 그 고통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우리의 고통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기 보다는, 그 고통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동행함을 깨달아 아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여러 신앙의 선배들의 글, 그리고 성경의 인물들을 통해서, 인생은 언제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밝은 빛 속에 있기도 하지만, 어두운 터널 속에 놓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럴 때, 그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발버둥 치며 하나님께 "왜"라고 질문을 하기 보다는 - 물론 질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 그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인도하심에 기대는 것이 필요하겠다. 내 삶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이 어떤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옆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뛰어가기 보다는, 달리기를 멈추고, 걸음을 멈추고,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겠다.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에 대해서 가장 기초적인 책이 아닐까 싶다. 추천하고 싶다. 브루스 데머레스트의 <영혼의 계절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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