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진정한 본질
언젠가 권사님이신 어머니가 나를 위해 기도하신다면서 이런 말씀을 주신 적이 있다: "우리 교회 목사님이 그러는데, 믿는대로 선포하면 다 이룬다고 그랬어. 내가 아들이 엄청 유명한 교수가 되도록 선포하며 기도하니까 그렇게 될거야." 어머니께 기도는 그런게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어머니는 목사 아들의 이야기보다는 40년 가까이 출석하신 교회 목사님의 말씀을 더 신뢰했다. 더 나아가 어머니는 성경 보다는 교회 목사님의 말씀을 더 믿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오늘날에만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뜨겁게 찬양을 하고, "긍정의 힘"을 삶에서 발휘하면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게 되고, "믿는 자들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는 말씀을 붙잡고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교회 안에서 이러한 가르침이 끊임없이 주어지고, 교인들은 그러한 말씀에 푹 젖게 되어, 말씀에 대한 헌신과 희생을 말하면 자신들과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하곤 한다.
제목은 <래디컬>이지만 오히려 저자의 주장은 "본질"에 가깝다. 오죽 현대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본질에서 멀어지게 되었으면, 본질에 가는 것을 래디컬, 급진적인 것이라고 부르겠는가. 저자는 진정한 성공은 철저한 희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궁극적인 만족은 자신이 아닌 하나님을 중시하는 데서 얻을 수 있다, 인생의 목적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와 문화를 초월한다, 삶의 의미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발견되며, 참 기쁨은 물질주의가 아니라 너그러이 베푸는 마음가짐에서 얻을 수 있다, 진리는 보편주의가 아닌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된다, 라고 주장한다. 정말 본질적인 주장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왜 목회자가 되려고 하는지 모른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오히려 부모님이 목회자이니 자신도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특별하게 할 것이 없으니 "목사나" 되자고 덤벼드는 사람을 보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이 목사가 되어서도 안되겠지만, 목사가 되고 나면 성공위주의 가르침을 교인들에게 주며, 주변을 둘러보아 이웃을 섬기기 보다는 교회 울타리 안에 들어와 있는 교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목회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서 본질을 가르치지 못하기도 한다. 안타깝다.
저자는 "래디컬 연습"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 제안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 전세계를 위해 기도하라, 2. 말씀 전체를 샅샅이 읽으라, 3. 의미 있는 곳에 쓰기 위해 재정을 희생하라, 4. 당신을 필요로 하는 낯선 곳에 가서 섬기라, 5. 복음적인 지역 교회에 헌신하라. 역시 급진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다. 교회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삶이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으로 수렴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를 돌아본다. 나는 얼마나 본질에 집중하고 있는지, 나는 본질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지 말이다. 데이비드 플랫의 <래디컬>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