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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May 04. 2023

김기현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네 마음대로 책읽기] 고전 읽기로 영적 성장

성경을 읽어야 "영성"이 성장한다는 생각을 확장시키는 책이다. 대부분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영성의 성장(spiritual formation)은 성경 읽기와 기도가 주를 이룬다고, 아니 어쩌면 거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듯 싶다. 심지어 십일조 생활과 새벽기도, 수요/금요 기도회, 주일 성수가 영성의 척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모든 활동이 하나님과 별개로 이루어지고, 자신의 우월감을 높인다면 그것은 영성이 아닐테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고수"를 말할 때, 저자가 손가락에 꼽힌다. 저자의 글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글을 쓰는 저자를 통해 배우고 있는 것이 많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고전을 읽는 것이 영성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더 넓게 보자면, 책읽기가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것도 많은 도움 말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많이 읽는 사람과 별로 읽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수 있을 듯 싶다. 성경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꽤 긴 시간동안 성경을 읽고, 1년에 몇번씩 통독을 하기도 한다. 성경을 별로 읽지 않은 사람들은 주일 예배 설교를 위한 성경 봉독 때 읽는 것이 전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두 부류 모두 책읽기는 소홀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 신자들 뿐만 아니라 강단에서 설교를 하는 목회자들도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인다. 학생 시절에는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를 했지만, 목사가 되고 난 뒤에는 소위 "통밥"으로 설교를 하고 목회를 하는 사람을 몇몇 보기도 했다. 안타까웠다.


자주 가는 서점의 사장님은 자주 이런 말씀을 하신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 큐티책이라고. 그래서 신간을 주문해 놓기가 두렵다고 한다. 찾는 사람이 없으면 먼지가 쌓이고 공간만 차지하는 재고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저자가 다루는 고전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없는 사람들은, 저자의 글을 통해서 스스로 고전들로 손을 뻗지 않으면, 저자의 말이 허공을 맴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권이 넘는 고전들에 대해서 5-6페이지의 짧은 공간에 한권씩 소개하는 것은, 그것도 저자 개인의 이야기를 곁들인 것은, 독자로 하여금 타인의 독후감을 읽는 느낌을 갖게 한다. 오히려 추천하는 책을 절반으로 줄이고, 각 고전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각 챕터 뒤에 함께 읽을 책을 언급한 부분이 더 유용했다.


읽기의 고수를 보면 내 자신이 초라해진다. 그렇다고 자괴감을 갖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날 낭비해 버린 시간에 대해 후회를 하고, 고수처럼 오늘을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작게나마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자극이 있어야 끊임없는 독서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김기현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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