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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Jun 29. 2023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전쟁 (하)>

[내 마음대로 책읽기] 신념의 종말

중세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교황과 황제의 권력 다툼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나, 요한계시록의 심판의 내용에 기대어 살인이 벌어지는 수도원이라는 예상은, 점차 한 사람의 잘못된 신앙과 믿음에서 기인하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란체스코회나 베네딕트회의 교리 차이, 교황과 황제의 권력 다툼이 아니었던 것이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가진 믿음이 가장 순수하고 최고의 믿음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신앙 생활을 비판하거나 그들의 믿음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우월감은 결국 성경을 통한 가르침이나 예수님보다 자신을 더 우위에 놓이게 되는 교만함을 보일때가 있게 된다.


때때로 신념을 가진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 신념이 타인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자신도 갉아 먹게 된다. 소설 속 호르헤 수도사처럼 말이다. 신념으로 인해 타인의 생명까지도 자신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오류를 범하게 되었으니까. 자신이 가진 신념을 매일 점검하고 검토하지 않으면 오히려 교만한 자가 될 뿐이다.


소설은 긴 시간동안 짧은 분량씩 읽어나가면 이해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쭉 읽어야 내용을 이해하기가 더 쉽다. 중세 교회의 배경 지식이 없어도 소설을 읽을 수는 있지만, 배경 지식이 있다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 자리에서 몇시간이고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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