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빈은채아빠 Jul 20. 2023

윤정은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내 마음대로 책읽기] 작정하고 위로 주기

근래에 이러한 제목의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는 듯 싶다. <불편한 편의점>,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등을 읽었는데, 서점에 가보니 베스트 셀러의 책들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책들로 많이 채워진 것 같다.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에 위로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 방문 중,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베스트 셀러 칸에서 "나도 데려가세요"라는 무언의 외침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책들을 살 때 함께 샀다. 하지만, 책을 읽기도 전에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읽기란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 어쩌면, 집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시간의 비행기 안에서 읽지 않았었다면,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렇다고 책 자체가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책 초반, 주인공 지은이 영겁의 세월을 다시 태어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부모님을 찾기 위해 수많은 세월을 다시 태어나지만, 그것이 소설의 전체 내용에 주는 영향은 별로 없는 듯 싶다. 오히려, 마음을 "빨아주는" 세탁소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더 맞추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중간에 인플루언서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오히려 가족들에게 외면당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조금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설 끝까지 함께 하는데, 인플루언서는 세탁소를 계속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작가가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위로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분명히 등장 인물들의 내면이 회복되고, 그들이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감동이 되는데, 조금은 억지스럽지 않은가 싶다. 어쩌면 내 마음이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에는 차가웠기 때문이지 싶다. 나쁘지 않은 소설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좋은 소설이라고 평하기에는 주저된다. 윤정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고.

작가의 이전글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전쟁 (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