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빈은채아빠 Jul 30. 2023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내 마음대로 책읽기] 함께함의 의미

한국 방문 때 겨우 시간을 내서 교보문고에 갔었다. 짧은 시간 신나게 걸어다니며 요즘 한국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있나 살펴보고 몇권을 사왔다. 여기서는 한국어로 된 신간을 접하기가 어려우니까. 사실,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그것도 한국에서 엄청 유명한 애니메이션으로 말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스즈메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현상을 보고, 소타를 따라 지진을 막을 수 있는 문을 닫으러 다닌다. 미미즈라고 불리는 현상이 보이면, 문을 찾아 닫으면 사람들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자로 변한 소타와 함께 며칠을 다니며 문단속을 한 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던, 그래서 엄마를 잃었던 그 곳, 소위 "저세상"으로 가게 된 스즈메는, 4살의 자신에게 위로를 전하고, 저세상 문을 닫고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판타지 소설이지만, 지진으로 인한 슬픔을 함께 나누기를 원하는 작가의 의도가 읽혀졌다. 일본인들은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도, 그 시절을 서둘러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고, 지나간 슬픔을 되새기는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는 그들에게, 지나간 과거의 슬픔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 한다고 알려주는 것으로 보인다.


판타지는 판타지다. 그렇지만, 소설은 "함께함"에 대해 알려 준다. 스즈메와 소타의 사랑 이야기는 사실 메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리스도인들이 잘 못하는 것이 "함께함"이 아닐까 싶다. 이번주에 2명이나 어느 교회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혼자서 끙끙되는 사람들을 만났다. 교회를 다녀도 그 공동체에 소속되지 못한 채, 겉돌기만 하는 사람들 말이다. 도대체 교회는 "함께함"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만의 "클럽"으로 전락해 버린 교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겠다.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라서, 작가의 다른 소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를 읽으려고 한다. 신카이 마코토의 <스즈메의 문단속>을 읽고.

작가의 이전글 윤정은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