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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lectric State>

[내 마음대로 책읽기] 인간성이 없는 세상

by 은빈은채아빠

가족들과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영화를 보고 책으로 읽어야겠다며 딸아이가 빌려온 책을 읽었다. 일러스트 책이여서 그림이 많아 읽는 재미가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영화와는 전혀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었고, 오히려 한번 읽어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주인공 미셸은 스킵과 함께 서부 해안으로 여행을 떠난다. 행복이 있는 여행이 아니라,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으로 보인다. 세상은 뉴로캐스터라는 기기로 인해 인간성이 말살되었고, 미셸만이 기계에 의존하지 않는 유일한 인간이다. 미셸의 남동생은 육신은 잃었지만 정신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고, 어쩌면 미셸과의 여행길에 함께 하는 스킵이 남동생의 영혼이 담겨 있는 로봇으로 보여진다. 여행 길에서 미셸은 수많은 기계와 뉴로캐스터를 착용한 인간들을 보게 되지만, 세상은 이미 멸망한 후였다. 어쩌면 미셸은 남동생과의 여정을 해안에서 마무리하며, 세상의 멸망에 참여하는 마지막 사람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꽤나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로봇과 인간의 전쟁, 로봇의 멸망, 뉴로캐스터를 사용하는 인간들과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성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내용으로, 나름대로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은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영화를 통한 배경 지식이 없었다면, 소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어쩌면 인간성을 점점 상실해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미국에서는 마약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청소년들도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는데, 순간의 쾌락을 위해 자신의 인간성을 과감히 상실하는 사람들이 소설 속 뉴로캐스터를 착용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생각해 보면,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수동적으로 변해 있는 것 같다. 왠만하면 기계가 다 해 주니까. 그래서 점점 문해력과 독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유튜브를 쳐다보는 것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의도적으로 능동적인 삶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Simon Stalenhag 의 <The Electric State>를 읽고.


#TheElectricState #SimonStalen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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