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정치인의 삶
정치적으로 상당히 어수선한 미국의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었다. 오래전부터 책꽂이에 꽂혀 자신을 읽어 달라는 듯한 시선을 보내던 책을 애써 외면하다가, 언젠가부터 조금씩 읽기 시작했고, 마침내 상권을 다 읽으며 오늘날 미국의 정치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자서전이라는 것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장르이기에 어느 정도 저자의 자기 포장은 있겠지만, 그런 색안경을 잠시 내려놓고 한 사람의 인생을 읽어 내려간다는 마음으로 본다면, 그가 품었던 정치적 목표와 꿈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고등학생 시절,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연설을 보며 미국 땅에서 킹 목사님의 꿈을 자신이 이루어 내기를 소망하던 그가, 법대 학생이 되고, 주지사가 되고, 작은 주 아칸소의 주지사로 10년 이상 지역사회를 섬기며 정치적 역량을 넓혀가다가, 결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어 현직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를 꺾고 40대의 젊은 대통령이 되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흥미진진했다.
물론 클린턴이 가진 약점은 너무도 분명하다. 하지만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도전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꽤 긍정적으로 보였다. 오늘날에는 왜 이러한 정치인을 보기 어려운지, 왜들 자신의 주장만 옳다며 고집을 부리고 반대편 사람들과의 타협은 시도하지 않는지, 왜들 극우와 극좌로만 편향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예전에는 자서전을 읽는 것이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지만, 이 책은 꽤 흥미롭게 읽고 있다. 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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