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큰 실망
책을 읽고 실망했다. 1권을 읽으면서는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2권을 시작하면서는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가 자신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영매 뤼시 필리피니와 공동 작전으로 살인자를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가, 갑자기 가브리엘의 영이 뤼시의 몸으로 들어가고 뤼시는 영으로 구천을 떠돌기도 하고, 뜬금없이 토마스 에디슨이 나와서 죽은자와 소통하기 위해 자신이 디자인한 실패한 작품을 성공시키는 장면을 보기도 한다. 심지어는 정통 문학가와 상상력에 기초한 소설가들의 영과 그 문학 작품들과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동물들이 천상에서 전쟁을 벌이기도 하고, 가브리엘이 자신을 살해한 상위 아스트랄계의 메트라톤(신에 가까운 존재)을 만난다는 설정도 이상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가브리엘의 영이 상위 아스트랄계로 가는 중에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 가운데 예수님도 있어서 실소를 터트렸다.
상위 아스트랄계의 메트라톤이 가브리엘을 살해한 이유도 어이 없었다. 가브리엘의 SF 소설 속 내용이 실제 지구를 망하게 하기 때문에 미리 살해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궤변처럼 읽혔다. 책의 마지막에 가브리엘은 환생을 하지 않고 영으로 살기로 결정을 하면서, 자신이 현실 세계에 줄 수 있는 몇가지 이야기는 자기 계발서에나 나오는 뜬금없는 이야기였다. 매순간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것, 자신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것,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 등은 작가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 소설을 썼는지 의문을 들게 만든다. 오래 전 6권으로 된 그의 소설 <신>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기 보다 그 상상력이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웃었던 기억이 오늘도 반복되었다. 자주 실망 해도 그의 책을 찾아 읽는 나도 이상한가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2>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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