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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Sep 10. 2021

박완서 <잃어버린 여행가방>

[내 마음대로 책읽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을 좋아한다. 낯선 곳을 가는 것도 좋아하고, 이미 가보았던 곳을 몇 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것도 좋아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갔던 곳을 십대가 되어서 다시 가는 것도 새롭다. 솔직히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읽는 것은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밟는 것보다 재미는 덜하다. 여행 작가들이 자신들의 감상을 적어 출판한 것들을 읽을 때에 사진이 많이 첨부되어 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글로만 여행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금은 지루할 때도 있다.

하지만, 박완서 작가의 여행기는 조금 다르다. 사진도 별로 없고,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자신의 느낌을 독자들과 나누는데, 왠지 모르게 빨려 들어갔다.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작가를 좋아하기도 하는 데다가, 작가의 젊은 시절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내 어머니와 비슷한 연세에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소회를 적은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작가가 여행한 곳도 소위 선진국이 아니라 제3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기들은 유명한 관광지들을 둘러보며, 어느 식당을 가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어느 곳을 가야 유명한 것을 볼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데, 작가의 이 책은 에티오피아나 몽골, 인도네시아, 티벳 등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나보다.

책을 보면서, 감히 나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될 때마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니까, 많은 곳을 보고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시간이 오래 지나서나 가능할 듯싶다. 어쨌든, 책은 좋다. 박완서의 <잃어버린 여행 가방>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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