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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Sep 12. 2021

김영봉 <그 사람 모세>

[내 마음대로 책읽기] 잘 짜여진 설교문

모세 이야기는 성경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고, 나도 여러 번 설교를 하기도 했다. 익숙함의 함정이랄까. 모세 이야기는  알고 있다는 나름의 선입견은 성경을 보는 시야를 좁게 만들거나  방향으로 치우치게 만든다.

저자는 모세의 인간적인 면모에 관심을 두고, 출애굽기와 민수기, 신명기에 나타나는 모세의 이야기를 17번의 설교문으로 전해준다. 이 책은 모세의 일생 가운데 발생한 사건 중심보다는, 각 사건 가운데에 놓인 모세의 내면을 보며, 믿음, 광야, 연단, 소명, 순종, 희생, 역경, 영성 등등의 주제를 신학적 해석과 몇몇 이야기와 더불어 전해주는데, 잘 짜여진 설교를 듣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설교집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술술 읽히며, 나 자신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 주었다.

모세가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이집트의 바로를 만나러 갔을 , 아내 십보라는 남편과 함께 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으로 저자는 해석한다. 그래서 십보라는 자신의 아버지에게로 돌아가고, 모세는 광야에서 구스 여인을 아내로 들이게 된다고 본다. 그러면서, 저자는 소명에 따른 삶은 희생, 특별히 가정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비춘다.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좋은 아버지/어머니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외부의 사람들에게만 존경받는 삶을 지향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저자가 그런 삶을 지향하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몇몇 예시로  인물들은 가정에는 실패했으면서 대중에게는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가정을  돌보는 것이 가장 우선 되어야  소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균형 잡힌 삶이 중요하겠다. 김영봉의 < 사람 모세>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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