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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Sep 20. 2021

로버트 냅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내 마음대로 책읽기] 예나 지금이나 같구나

일반적으로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패배자나 역사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접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책은, 이천 년 , 로마 제국의 잊혀진 사람들, 소위 사회의 하층민의 이야기들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들려준다.  자료들이란 지배층의 문헌이 아니라 고대의 소설이나 묘지의 비문, 로마의 법률 문서, 우화와 격언, 파피루스, 그리고 신약 성경이다.  자료들을 통해서, 당시의 빈민, 노예, 해방노예, 군인, 매춘부, 검투사, 산적과 해적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중간계층이라고 불리는 평민 남자와 평민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래전에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재미있다. 저자는 사회 하층민들이 99% 정도 되었다고 말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 영문에서는 invisib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사회에서 보지 않고 소외된 이들의 일상의 삶을 전해준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는 몇몇 권력자들이나 정치가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회의 안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작은 공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평생토록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역사가 있고, 그들 나름의 삶이 있다. 과학적 혁명을 이루거나 정치적 권력을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들의 삶도 소중하고 귀하다.


책에서는 신약 성경도 꽤 인용을 한다. 다만 저자가 크리스천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성경을 철저하게 문서로만 인용을 한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리고 사도들의 가르침은 가난한 자들을 품어주고 약한 자들을 도와 주라는 것이었다. 사회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오늘날 교회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따르고 있을까? 목회자들이, 그리고 크리스천들이, 권력을 가진 자들, 많은 부를 가진 자들을 더 환영하고 좋아하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스럽다. 교회 울타리 밖에는 여전히 가난한 자들이 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데, 교회 안의 사람들은 주일 점심 메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안타깝다. 교회 울타리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복지 혜택 바깥에 머물고 있는데, 교회 안의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용하는 공간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이 안타깝다.


이천 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보니, 오늘날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옛날처럼 노예는 거의 없어 보이지만,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전히 매춘부가 존재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 로버트 냅의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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