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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Sep 23. 2021

로빈 윌리엄스 <어둠 속의 촛불들>

[내 마음대로 책읽기] 코로나 시대의 그리스도인의 자세

 책은 저자가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몇달 동안 교인들을 위해  글을 모아 놓은 짧은  모음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글을 책으로 읽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의 글을 읽고 묵상하고 그리고 일주일을 살아내고, 그리고 일주일 , 다른  한편을 읽고, 이런 식으로 글을 읽는 것이 삶에 훨씬  좋은 영향을 끼칠테니 말이다. 26편의 글을 한번에  읽으니, 주제가 많이 분산되기는 하지만, 2020 코로나 시대에 교인들을 위해 기록한 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제는 코로나 시대에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디서 기인 했는지에 대한 논쟁 보다는,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곳에서 어떻게 반응하며 살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이러한 팬데믹 아래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 무엇을 더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온라인 예배나 성찬에 대해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한다. 즉, 일주일에 한번 공동체로 건물에서 모이는 것이, 물리적으로 예배에 참석할 수 없는 병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가끔씩 목회자의 가정/병원 심방을 받는 것보다, 공동체 예배에 - 비록 온라인이지만 - 참석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나을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팬데믹 아래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한 자들을 더욱 돌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 혜택의 사각 지대에 놓인 사람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공감이 많이 된다. 많은 교회들이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며, 더욱 더 교회 생활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 보이는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교회 울타리 밖의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저자는 맛디아 이야기를 하면서, 사도행전이 맛디아가 가룟 유다 이후에 사도가 되었지만, 그 이후의 행적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 이유가, 맛디아는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맡겨진 일을 묵묵히 감당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지도자이지만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지도자. 어쩌면, 이름이 알려진, 많은 권력과 명예를 가진 지도자가 많은 요즘과는 대비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목회 현장에 첫 발을 내딛는 일부 젊은 목회자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그런 것은 아닐지.

 

아직도 코로나는 우리의  가까이에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이 되며,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어디에 있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로빈 윌리엄스의 <어둠 속의 촛불들>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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