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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Oct 06. 2021

한병수 <아가서에 반하다>

[내 마음대로 책읽기]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

이론적으로는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가 도덕적 설교 보다 우선해야 된다는 것에 동의한다. 66권의 모든 성경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로 수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가 가지는, 내가 생각하는 단점은, 설교가 선포되는 공간에 참여한 신자들이 설교자의 결론을 쉽게 예측할  있다는 점이다. 어떤 본문으로 설교를 해도, 설교자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로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66권의 성경 가운데 몇몇 성경은 설교자들이 설교 본문으로 잘 다루지 않는다. 해석의 어려움 때문이면서, 적용이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를 하게 되면, 적용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 본문을 예수 그리스도의 은유로 해석 할 수도 있고, 본문에 나타난 인간의 관계를 교회와 예수님의 관계로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가서의 강해 설교집인 이 책은, 전형적인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를 보여준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아쉬움이 존재한다. 즉,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관계를 줄곧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로 대치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주 "우리도"나 "교회도"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아가서 본문의 역사적 해석이나 문법적 해석을 하고 난 뒤에, 곧장 그것을 오늘날의 교회로 적용하거나, 예수 그리스도와 신자와의 관계로 적용한다. 처음 몇 장은 관심을 가지고 읽었는데, 읽어 나갈수록 저자의 적용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교가 설교자의 해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도, 본문에서 적용으로의 전환이 손바닥 뒤집듯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가 가지는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저자와 추천인들의 말처럼, 거의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아가서를 설교 본문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러한 시도는 충분히 감사하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한병수의 <아가서에 반하다>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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