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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Oct 04. 2021

박완서 <자전거 도둑>

[내 마음대로 책읽기] 진정한 행복이란

작가 박완서의 6편의 소설이 있는 단편집니다.  생각 없이 집어 들었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작가는 6개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전해주는데,  이야기들이 결코 깊지 않은 것이 아니다. "자전거 도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 "시인의 " "옥상의 민들레꽃" "할머니는 우리 " 그리고 "마지막 임금님" 단편들은 모두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사는 것이  나은 삶인지를 알려준다.  많고 좋은 아파트에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고급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 두명이 투신 자살을 한 후,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주인공 어린이는 옥상의 민들레꽃을 할머니들이 보았다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노인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고급 아파트 베란다에 철조망을 치는 것보다 더 현명한 방법이니 말이다.


상당히 재미있었던 단편은 "마지막 임금님"이었다. 단 두줄 짜리 헌법을 가진 나라의 임금님은, 모든 국민은 행복해야 하지만, 자신 보다는 덜 행복해야 한다는 법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남자를 보고, 그에게서 촌장의 지위를 빼았고, 재산을 빼았고, 가족을 빼았고, 그의 자유를 빼앗아도 여전히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그에게 사약을 내려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죽음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길이라 행복해 하는 것을 보고, 임금님은 자신이 사약을 마시고 만다. 임금보다 행복해 보인 자는, 자신이 무엇을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행복한 것을 찾는 사람이었다. 물론, 재산을 잃고 가족을 잃었을 때에는 깊은 절망에 빠지고 좌절하고, 슬픔으로 발버둥 치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서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게 된다. 감옥에서 조차도 말이다. 성경의 욥기와 조금 유사해 보이는 이야기이다.


6개의 단편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어서 재미있고 교훈적인 책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소설  주인공들이 대부분 어린이들이라서 아이들에게도 좋은 내용이 되겠다. 우리 아이들도 읽고  이해하면 좋으련만.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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