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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Oct 12. 2021

벤 위더링턴 3세 <평일의 예배, 노동>

[내 마음대로 책읽기] 잘 쉬어야 잘 일한다

옛날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수련회나 부흥회를 통해서 은혜를 받았다고 하면, 목사님들이 신학교에 가라고 권면을 하곤 했었다. 목사의 일이 뭔가 ' 성스러운' 일이라는 개념이 은연중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는 아직도 교회 안에 남아 있는  같다. 소위 말하는 3D 업종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일부 목회자들이나 교회 리더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인다.


이 책은 소명(vocation), 재능(talent), 직업(job), 노동(labor)을 구분해서 설명한다. 소명을 좀 더 상위개념으로, 노동을 하위개념으로 보지는 않는다. 소명을 가진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은 자는 그가 할 수 있는 일(labor)를 하면 된다. 그 일이 3D 업종의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을 통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노동을 해도 부끄럽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노동이 죄의 결과가 아니라고 말한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이 죄를 짓기 전, 그는 이미 동산에서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일을 했던 것이다. 동물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과 농부로서의 일 말이다. 죄로 인해 노동의 고통이 더해진 것이지, 노동 자체는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에게 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책 중반을 넘어가면, 저자는 노동을 문화 창출로 보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언급한다. 이 부분은 책의 전체 이야기와 조금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긴 한다. 그 뒤, 저자는 사람은 잘 쉬고, 잘 놀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에만 몰두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주중 5일은 열심히 일하고, 토요일은 잘 쉬고 놀고, 그리고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면 된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목사의 이중직에 거부감을 가지는 분위기인 것 같다. 교회에서 공급하는 월급으로 교회에 충성하며 살아야지, 다른 직업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직업을 가지면 목회에 소홀해 지기 때문에, 이중직은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 자체가 돈을 좇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모습이 모범이 안되기 때문에, 이중직은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다수 목회자들의 경제적 위기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중직이 가지는 한가지 장점은, 교인들의 치열한 삶을 몸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목사의 일만이 거룩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말들에는 많이 공감을 하지만, 이야기는 조금 산발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나의 중심 주제에서 너무 많은 가지를 뻗친 것은 아닌지 싶다. 하지만,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신자들의 삶의 매 순간은 예배이다. 벤 위더링턴 3세의 <평일의 예배, 노동>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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