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나는 전업주부를 존경한다. 매우!
육아 내용을 쓰면서 아니, 그 전에 결혼에 관한 글을 쓰면서부터 덧붙이고 싶은 말이었는데, 덧붙이는 선에서 그칠 게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다룸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에 또다시 번외 편을 쓴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면 전업주부는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 달리 말해 가사와 기본적인 육아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는 그 어떤 돈벌이보다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다. 돈의 가치로는 환산조차 하기 어려운 고귀한 일이다. 요즘 이를 경시하거나 구태여 무시하는 시선이 있는 듯해 일부러 강조하는 바도 없지 않지만, 가사와 육아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육아에 있어서 전업주부의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다.
흔히 주부(主婦)라 하면 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맡아 꾸려 가는 아내를 뜻하나, 남편이 가사와 기본적인 육아를 전담하든 아내가 가사와 기본적인 육아를 전담하든 어느 한쪽이 전업주부가 되면 된다. 남녀의 차이, 남편과 아내의 특성을 잘 감안해 가사와 기본적인 육아를 전담할 자를 선택하라. 선택은 자유고, 부부가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가정이라는 조직 운영에 이는 필수다.
가정을 안정시키고,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돈벌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해하지 말자. 각 가정마다, 부부마다 상황은 다르다. 결과도 다를 것이다. 단지 보편적 혹은 이상적 수준에서 논하는 것이다. 이는 내가 어떤 자료와 근거를 댈 필요조차 없는 이야기다.
우리가 집에서 무심코 쓰는 물컵이 스스로 제자리에 돌아가 있는 게 아니다. 끼니마다 차려지는 밥상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게 대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그건 대수다. 전업주부는 가족이 쓴 물컵 하나, 가족이 먹는 반찬 하나 허투루 두고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보통은 그렇다. 반찬 이야기가 나와서 한마디 더해 본다. 나는 가끔 전업주부인 내 아내가 해 주는 음식에 놀랄 때가 있다. 맛 때문도 아니고 양 때문도 아니다. 보기 좋아서도 아니고 정성 때문도 아니다. 물론 이 모든 게 놀랄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내가 특별히 놀랍고 신기하다고 느끼는 건, 아내가 무심코 해 준 음식이 그 당시 나와 우리 가족 건강에 꼭 필요한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일 경우가 많다는 거다.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그냥 생각나서 만든 음식이었는데 그게 내 건강에 도움을 주는 대표 음식이라니. 그럴 때마다 나는 ‘이래서 부부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더불어 ‘이래서 전업주부가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전업주부는 가정의 주치의다. 병원 신세를 지고 싶지 않다면 전업주부가 해 주는 음식에 투정일랑 접어두고 감사히 먹으라.
가정은 가장 작은 하나의 사회다. 전업주부는 그 사회의 가장 기초를 책임지는 위대한 구성원이다. 무엇이든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
전업주부가 매우 중요한 사람이고 가사와 육아가 매우 가치 있는 일임을
그냥 격렬하게 강조하고 싶었다.
전업주부께 한마디 하고 싶다. 전업주부여, 그대는 그냥 집에 있는 한 사람이 아니라 한 가정을 든든히 받쳐 주는 기둥임을 잊지 말라. 그대가 있음에 그대의 식구가 오늘도 아무 걱정 없이 각자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대는 가정에, 나아가 사회에 보석과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