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 Traveler's Wife, 2009
이렇게 될 운명이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당신이라서 너무 좋다. 당신을 처음 만났던 그날의 모든 순간을 기억한다. 당신이 입고 있던 옷, 내가 당신에게 했던 말들, 당신이 그것에 보인 반응들 모두를 말이다. 오늘의 날짜가 며칠인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빠르게 흘러가는 나날들 속에 우연히 너를 만났다. 그날도 시간은 쏜살처럼 날아가고 있었는데, 너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찰나의 만남에도 나는 평생 너와 함께하게 될 줄 알았다. 어떤 말을 해야 네게 이걸 납득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그랬다. 이제 가야 한다고 말하니 네가 “벌써요?”라고 했다. 별 대화를 하지 못한 짧은 시간이었으나 다음을 기약하고픈 너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수를 써서든 당신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언제, 어디서 널 찾아도 활짝 피어있는 꽃처럼 밝게 나를 맞아주었다. 비가 오는 날에도, 한기가 돌던 쌀쌀한 날에도 환하게 나를 비추어주는 당신이었다. 살면서 무엇도 간절하게 원한 적이 없었는데, 당신만은 내 곁에 두고 싶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괜찮았다. 당신과 함께라면 찰나의 순간도 영원처럼 느껴졌다. 당신과 함께하는 오늘이 나의 내일을 있게 했다. 당신이 언제 어디에 있든, 당신의 무엇을, 그것을 왜 사랑하는가 따위를 생각하다가 난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람을 앞에 두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당신에게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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