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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Aug 28. 2021

<시간여행자의 아내>

The Time Traveler's Wife, 2009

이렇게 될 운명이어서가 아니라당신이 당신이라서 너무 좋다당신을 처음 만났던 그날의 모든 순간을 기억한다당신이 입고 있던 옷내가 당신에게 했던 말들당신이 그것에 보인 반응들 모두를 말이다오늘의 날짜가 며칠인지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빠르게 흘러가는 나날들 속에 우연히 너를 만났다그날도 시간은 쏜살처럼 날아가고 있었는데너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그 찰나의 만남에도 나는 평생 너와 함께하게 될 줄 알았다어떤 말을 해야 네게 이걸 납득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정말로 그랬다이제 가야 한다고 말하니 네가 벌써요?”라고 했다별 대화를 하지 못한 짧은 시간이었으나 다음을 기약하고픈 너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수를 써서든 당신을 찾아가는 것이었다언제어디서 널 찾아도 활짝 피어있는 꽃처럼 밝게 나를 맞아주었다비가 오는 날에도한기가 돌던 쌀쌀한 날에도 환하게 나를 비추어주는 당신이었다살면서 무엇도 간절하게 원한 적이 없었는데당신만은 내 곁에 두고 싶었다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괜찮았다당신과 함께라면 찰나의 순간도 영원처럼 느껴졌다당신과 함께하는 오늘이 나의 내일을 있게 했다당신이 언제 어디에 있든당신의 무엇을그것을 왜 사랑하는가 따위를 생각하다가 난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람을 앞에 두고 말이다그래서 나는 오늘도 당신에게 향한다.


#시간여행자의아내 #에릭바나 #레이첼맥아담스 #로베르트슈벤트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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