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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Oct 13. 2021

<고독한 영혼>

In a Lonely Place

딕슨 스틸(험프리 보가트)은 헐리우드의 극작가이다평소엔 좀처럼 표정의 변화도 거의 없을 만큼 냉철함과 차가움을 유지하다가도 자신의 성격을 건드리는 무엇 앞에서 불같이 화를 내고 폭발하고 만다자신의 작품을 보는 것도세상사를 보는 데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그이지만 자신의 성미만큼은 제어하지 못하는 인물로 우리는 그가 왜 고독한 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지를 목격하게 된다그가 딱히 약이나 술에 중독되어 사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한번 폭발하고 나면 자신도 그런 폭력을 억제해야 한다고 느끼기는 하지만그게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영화는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사는 악을악마를 조명한다원래도 흑백 필름이지만 그것이 더 어둡게 느껴지는 것은 니콜라스 레이 영화의 특징이겠다써놓은 각본을 수정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작가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겠으나이미 살아온 날을 바로잡기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이겠다딕슨이 쌓아온 업은 너무 높게 쌓여있었으며최측근에서 그것을 견뎌온 연인이 떠나가는 것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은 똑똑한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범인과 경찰이 나뉘어 추격전을 펼치는 서스펜스보다 더한 자기 내면에서 펼쳐지는 자기 자신과의 서늘한 서스펜스.


행운은 나를 멀리하고 사람들은 나를 무시하네나는 홀로 버려진 나의 운명을 탄식하는구나헛된 눈물에는 하늘도 움직이지 않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내 운명을 저주하도다.”


#고독한영혼 #험프리보가트 #글로리아그레이엄 #니콜라스레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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