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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Oct 20. 2021

<듄>

Dune, 2021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많이 고프다그래정말 특별관에서 보고픈 영화다내게 드니 빌뇌브의 영화는 사실 이미지도 이미지지만 사운드가 비중이 더 컸기에 CGV SOUND-X를 선택했다후회는 없지만 IMAX나 DOLBY도 궁금하긴 하다그러나 나는 아직 배가 많이 고프다나는 드니 빌뇌브가 <>을 시리즈로 만듦에 있어 대체 몇 편으로 구상을 했는지 묻고 싶다이번 <>은 총 6권의 원작 소설 중 1권의 절반도 다루지 않았다꼭 원작을 모두 충실히 옮겨야 하는 건 아니지만, 2001년에 열어 2011년에 맺은 <해리포터시리즈만큼이라면 내 기다릴 의사는 있는데 이건 뭐가 비어도 한참 많이 비어있다.


3000년도, 4000년도 아닌 무려 10,000년을 배경으로 하는 2021년의 개봉작이지만 우리는 이미 그의 영화에서 수차례 거듭하며 봐왔던 서사를 다시 한번 화려한 이미지와 함께 마주하게 된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 <컨택트>(2017)도 그랬지만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운명을 고민 끝에 순응하기로 한다이번 영화를 보면서 계속 떠올랐던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는 배경과 소재가 다를 뿐 거의 같은 이야기 같았다그 모래먼지가 여기랑 저기랑 같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꿈이나환각이나미래 예지나 그게 무엇이 됐든 현실과 환영을 계속 교차 편집하여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관객도 경험하게 한다물론 그것이 매우 웅장한 이미지와 사운드가 함께라면 기꺼이 세 시간도 내어줄 수 있지만이번 영화에서 나는 감독의 전작들과 다른 것을 느끼기 어려웠다그 웅장한 이미지란 것도 사실 전작에 비하면 부실하다고 생각한다각각의 행성이 처음 등장할 때는 여느 영화 못지않은데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물음표가 머리 위에 뜬다인물들이 근접전에서 사용하는 방어막은 <스타워즈>의 광선검처럼 작동시켰을 때 우웅~’하는 소리를 내는 것 말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고후반부 주인공이 중요한 결투를 벌일 때의 액션도 감흥이 덜했다차라리 이 155분의 영화보다 <그을린 사랑>(2011)의 몇 분짜리 오프닝에서 더 압도됐다주인공의 화려한 외모야 <핫 썸머 나이츠>(2018)에서그 내면의 고민이야 <더 킹헨리 5>(2019)에서도 봤지 않은가드니 빌뇌브와 티모시 샬라메의 만남을 기대해왔으나 이건 너무 아쉽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헝거게임>, <스타워즈>나 마블의 수많은 첫 시리즈를 만나왔지만여느 작품보다 부실한 시작으로 다가왔다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큰 기대에 비해 감흥은 덜하다부디 내가 생각을 바꾸는 속편이 나오길 바라며.

   

#듄 #티모시샬라메 #레베카퍼거슨 #오스카아이삭 #조슈브롤린 #제이슨모모아 #젠데이아콜먼 #스텔란스카스가드 #하비에르바르뎀 #자비에돌란 #영화


레베카 퍼거슨이랑 티모시 샬라메랑 열 살 정도 밖에 차이 안 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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