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 1964
<어느 하녀의 일기>는 이미 1946년에 장 르누아르가, 그리고 1964년에 루이스 부뉴엘이, 2015년엔 브누와 쟉꼬 가 세 번이나 영화화한 힘 있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1900년에 출판된 옥타브 미르보의 소설. 고흐가 자신의 귀에 칼을 대고 병원 신세를 졌던 시기 이후 고흐는 자신이 보고 있는 풍경과 꽃들을 소재로 많이 취했다. 생전 그림으로 수입이 전무했던 고흐,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가 그린 그림의 가치를 처음으로 알아봐 준 이가 옥타브 미르보였다. 그는 벨 에포크 시기 기자이자 비평가였으며, 극작가였다. 우디 앨런의 <미드 나잇 인 파리>(2011)에서 주인공 길(오웬 윌슨)은 1920년대 낭만파 시대를 동경했으나, 오히려 그곳에서 만난 피카소의 뮤즈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는 그 이전의 벨 에포크 시대를 바란다. 아름다운, 좋은 시대란 의미의 벨 에포크(Belle Epoque)는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프랑스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면에서 번성했던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산업혁명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고, 민주주의의 절차가 도입되던 시기였으나 프랑스혁명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던 빈부격차가 극에 달했던 시기, 자국민들끼리는 물론이거니와 일부 우파들로부터 외국인에 대한 탄압마저 심했던 시기를 소설과 영화는 어느 하녀의 시선으로 본다. 그러나 그 하녀의 이미지란 조금 다르다. 인사를 하기 위해 몸은 굽힐지언정 마음은 굽히지 않는, 하녀이지만 고운 드레스와 구두를 신는 인물이며, 그의 시선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풍자한다.
곱고 점잖은 차림을 하고 있지만 여성의 구두에 대한 페티시를 지닌 주인, 하녀들을 모두 임신시켜 내보내는 그의 아들, 하녀들에 대한 시기가 있던 아내, 수납장 안의 작은 성냥갑의 위치 변화에도 예민한 하인 같은 모습들이 모두 그러하다. 누벨바그의 여신이라 불렸던 잔느 모로가 맡은 셀레스틴을 통해서만 영화는 보여주고 말한다. 그 외의 영화적인 장치는 거의 없으며, 셀레스틴이 보고 듣는 것을 그의 입장과 동일시하여 제삼자의 입장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표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주인이 수납장 안에 고이 숨겨 놓은 고운 구두들, 며느리가 아끼는 접시와 촛대들, 곱게 차려입은 착장에도 덮어지지 않는 이면의 악취가 영화 전반에 풍긴다. 안타까운 건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 오늘날의 보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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