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nch Dispatch, 2021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동안 너무 신나고 즐거워서 흥분이 되는, 많은 영화를 보면서도 흔치 않은 경험을 했는데, 돌이켜보면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볼 때면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잡설이지만 <문라이즈 킹덤>(2012)을 보고서는 샘(자레드 길만)과 수지(카라 헤이워드)가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여행을 떠날 때의 모습을 똑같이 하고 웨딩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간 간직하기도 했었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가상의 도시 블라제를 배경으로,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레이)가 만든 주간지의 이름인데, 편집장인 아서가 죽으며 유언으로 잡지의 폐간을 말했고, 그와 함께했던 잡지의 대표 기자 4인이 마지막 폐간호에 실을 기사를 영화화한 것이다. 신문이나 잡지 등의 매체에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많은 분야가 있고, 그래서 이 영화는 네 개의 다른 분야의 기사를 담은 옴니버스 형식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잡지를 보며, 신문을 보며 모든 페이지의 모든 분야의 기사와 글들을 읽던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관심사의 글들만 보지는 않았던가. 아니, 애초에 종이에 새겨진 활자 매체의 이용 자체가 적어진 시대에 그래서 웨스 앤더슨이 직조한 네 개의 에피소드는 모든 관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에피소드도 마음에 들지 않을 일을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이전의 <다즐링 주식회사>(2007), <판타스틱 Mr. 폭스>(2009),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그리고 <개들의 섬>(2018)까지 그의 영화를 한 편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말이다. 나는 웨스 앤더슨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상의 것을 또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걸 완전히 뒤집는 <개들의 섬>을 봤을 때의 충격이 이번 <프렌치 디스패치>를 보며 몇 배로 다시 받았다. 심지어 그 에피소드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베네치오 델 토로, 애드리언 브로디, 틸다 스윈튼, 레아 세이두, 프란시스 맥도먼드, 티모시 샬라메 등 한 편의 영화를 전체적으로 이끌어갈 주인공으로도 차고 넘치는 이들이 작게 하나의 에피소드들을 맡고 있으니 말이다.
내게 최고의 것은 시몬(레아 세이두)과 모세 로젠탈러(베네치오 델 토로)의 것이었다. 그 짧은 이야기 안에서 나는 뒤통수를 몇 대는 맞았고, 전율은 몇 번이나 있었다. 이들의 에피소드만을 위해 나는 <프렌치 디스패치>를 평생 두고두고 다시 볼 테다. 충격에 빠질 때마다 카다지오(애드리언 브로디)와 베렌슨(틸다 스윈튼)이 해주는 환기도 너무 완벽했다. 사랑해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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