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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Jul 18. 2022

<엘비스>

Elvis, 2022


    

나는 비틀즈는 알았고롤링 스톤즈의 노래도 알았지만사실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인물이나 그의 노래에 대해서는 무지했다완전히 처음 본 건 아니었으나 주연작으로서 아마도 처음 소개될 오스틴 버틀러의 안에 엘비스의 영혼이 들어가기라도 한 듯한 연기그리고 바즈 루어만 감독의 연출과 더해져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어떤 마음으로 노래를 했는지 알게 되어 좋다.


169분의 러닝타임은 분명 길지만영화는 생각처럼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애초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을 표현하는 데에 그것도 짧다고 느껴지기도 하거니와영화를 가득 채운 엘비스의 이야기그리고 실제 공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장면들이 시종일관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흑인과 백인이 같은 공간에 서있지도 못했던 시기에 흑인의 음악을 한 백인의 이야기마틴 루터 킹 목사나샤론 테이트의 이름이 언급되는 시기에 시대를 앞서간 그의 음악은 정치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영화 안에서 그가 대중들 앞에서 처음으로 노래를 하는 순간관객들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른다사실 그 구렌 나룻을 말고는 그에 대해 무지했던 나 역시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내 그처럼 나의 다리도 흔들리고 있었다.


엘비스의 매니저를 맡았던 톰 파커 대령 역을 맡은 톰 행크스도 처음엔 의아했다바르고 정직한 미국인의 캐릭터로 오랜 세월 자리 잡은 그가엘비스를 혹사시키고 약물에 중독되게 만들어 죽음이 이르게 만들었다는 인물을 맡았으니 말이다그러나 그런 다양한 설들이 있었음에도그리고 완전히 사실이 아닌 건 아니었음에도 엘비스가 타락할 수밖에 없었던 삶을 영화는 너무나 잘 보여준다단순히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그래서 노래로써 어떤 말을 세상에 하고 싶었는지그리고 과정에서 그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목도하고 있노라면마냥 톰 파커를 욕할 수만은 없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 여운이 남아 생전 그의 공연 영상을 찾아보고 있는데감흥이 또 새롭다영화로서 재현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노래를 부르는 순간보다 관객과 입을 맞추는 시간이 더 긴 <Love me tender>를 볼 때에도금단의 열매를 통으로 삼키려는 관객들을 보면서도 느껴지는 것들은 바즈 루어만이기에 가능했다 싶기도 하다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관객과 무대음악을 향한 엘비스의 열정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헌사가 아닐까.


#엘비스 #오스틴버틀러 #톰행크스 #바즈루어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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