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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HUNT, 2022

by 박종승

남산의 두 차장,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의 역사 속 사건들 사이를 과감하게 오간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상상력을 가미해 다른 이야기로 엮어낸 솜씨가 탁월하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각각 혹은 함께 등장한 많은 영화들에서, 그저 액션을 위한 액션을 하던 기억도 적지 않은데, 이번엔 그 액션에도 서사가 포함된 점이 인상적이다. 하나의 사건만으로도 두 시간을 채울 소재들을 심지어 여럿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립하는 두 차장에게 배치를 영리하게 잘함으로써 복잡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사나이 픽쳐스의 <신세계>(2012), <검사외전>(2015), <아수라>(2016), <공작>(2018), <돈>(2018) 등을 제작했던 경험이, 한국 영화계에 오랜 세월 활약한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에 분명 도움이 됐을 테지만, 기본적으로 이정재의 감독으로서의 역량 역시 출중한 것으로 보여 차기작도 기대가 되는 바이다. <그때 그 사람들>(2005)의 검열과 삭제가 있었는가 하면, <헌트> 같은 영화들이 한국 영화 시장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헌트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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