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승 Dec 15. 2022

<아바타: 물의 길>

Avatar: The Way of Water, 2022


전작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13년이 지나서그 과정에서도 개봉이 연기되길 거듭하며 마침내 세상에 등장한 <아바타물의 길>(이하 아바타2). 2009년에도 놀라웠던 시각효과는 긴 시간만큼 발전했음이 자명하겠으나 영화의 감상은 오히려 13년 전과 다름없는 것 같다긴 공백을 뒤로하고 앞으로도 세 편의 시리즈가 연이어 개봉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와중이번 <아바타 2>는 앞으로의 세 편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인상이 강하다.     

1981년의 <피라나 2>, <어비스>(1989), <타이타닉>(1997)을 포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바다에 시선을 많이 두고 있었고그의 야심은 <아바타시리즈에도 적용됐다전작으로부터 긴 공백에 대한 배려로써영화는 총 192분의 러닝타임 중 첫 50분 간 배경을 다시 설명하고캐릭터를 다시 구축한다그런 후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약할 물의 길로 영화는 나아간다사실 예사의 영화였다면 이미 서사를 구축하고 본 사건으로 나아가가고도 한참 지났을 시점까지의 긴 오프닝을 보고 있자니 <아바타시리즈가 선사하는 화려한 시각효과에는 점차 무뎌지며아직 시작도 안 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 싶은 생각이 든다.     

2009년의 <아바타>도 그랬지만 사실 이 시리즈의 서사는 단순하다자연에서 부족을 이루며 살고 있는 나비족들의 터전을 위협하는 "하늘의 사람들(Sky People)"이 나타나고 그들과의 격돌을 다루는데갈취한 자원들을 싣는 열차를 공격하는 장면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봐왔던 서부극의 서사다다만전작에선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시각효과를 사용했다면이번엔 오히려 반대가 된 것 같다시각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크고 작은 서사가 나열된다당초 인간이었던 제이크(샘 워싱턴)가 어떻게 나비족이 되었는지그를 먼저 받아들인 네티리티(조 샐다나)는 어떤 심경이었는지어거스틴 박사(시고니 위버)는 나비족의 무엇에 그렇게 매료되었는지퀴리치 대령(스티븐 랭)과 제이크 간의 관계는 어땠는지 따위의 것들은 모조리 짓눌려 납작해진 후그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만이 존재한다.     

목적의식 없는 바다에 대한 이미지의 나열에만 매료된 제임스 카메론은 필요 이상으로 이야기를 늘려 놨다단지 산에서 바다로 배경을 옮긴 것 이상의 무엇이 13아니 단 1년도 설명하지 못하니 기대에 비해 아쉬울 뿐이다.     

명령을 따를 뿐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군대돈을 벌기 위해 어떠한 잣대도 적용하지 않는 자본주의의 폐해트라우마처럼 남아있는 어떤 환영이나 악몽 같은 것에 휩싸인 인물위치추적기에 기반한 추격씬 등 감독의 작품 <에일리언 2>(1986)이 많이 떠올랐다.     

#아바타물의길 #샘워싱턴 #조샐다나 #시고니위버 #스티븐랭 #케이트윈슬렛 #베일리베이스 #제임스카메론 #영화

작가의 이전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