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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Jan 12. 2023

<그녀가 말했다>

She Said, 2022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341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어 그중 81개의 수상을 한 영화들을 제작한 인물영화계뿐 아니라 정치계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파문을 보도한 뉴욕타임즈의 두 기자 조디 캔터(조 카잔)와 메건 투히(캐리 멀리건)의 이야기다.


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와 많은 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비슷해서 좋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이것이 이러한 영화를 만드는 방법론에 있어 올바른 길이라 영화를 만드는 이들도보는 이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말했다>와 <스포트라이트>는 영화에서 2차 가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한다성범죄의 재연은 영화 안에서 하지 않고가해자는 영화에 등장시키지 않고극영화이지만 피해 사실은 실제 피해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해 리얼리티를 더 극대화한다.


캔터와 투히에게 있어 걸림돌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없다는 것이었다많은 이들이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그간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내봤던 피해자들이 입을 다문 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겪은 후였다앞서 트럼프의 성폭력 관련 보도를 냈던 투히에게 캔터는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다가갔냐는 물음에 솔직하게 말했어당신이 과거에 겪은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우리가 힘을 모으면 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둘은 그렇게 피해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고카메라는 그런 그들을 한 발자국 물러서서 담는다식당 안에서의 장면이라면그들이 앉은 테이블과 카메라 사이에 최소 하나 이상의 테이블을 둠으로써.


두 기자의 취재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그 긴 세월을 두 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안에 녹여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런 와중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 있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곳이 어디든 기꺼이 다녀오고정보원의 시간에 맞춰 활동하다 보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영화는 언제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두 기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영화가 시작할 때 뉴욕의 거리를 활보하는 많은 시민들 중 둘의 모습을 천천히 드러낸 것처럼 그들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평범함을 강조하며, 2006년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창안한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의 시작지점을 보여준다.


#그녀가말했다 #캐리멀리건 #조이카잔 #마리아슈라더 #애슐리저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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