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lgorithm, 2017
고등학교 연극부에서 극본을 쓰는 지원(김윤지)은 레즈비언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그것을 연기하고 있는 그리고 실제 레즈비언인 윤정(전소니)에게 “얘가 왜 남자 역할인데? 둘 다 여자잖아.” “적어도 뭘 이해는 하고 써야지.”라 지적받는다. 기분이 상한 지원은 윤정에겐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윤정의 옛 여자 친구인 민아(이주영)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
알고리즘을 검색하면, “수학과 컴퓨터과학, 언어학 또는 엮인 분야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일련의 절차이다”라고 나온다. 이성애자의 사고에서 레즈비언을 생각하면 둘 다 여성이지만, 둘 중 한 명은 남성 역할 혹은 조금 더 남성스러운 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괜히 둘 중 한 명이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면 그래서 그런 것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알고리즘>은 무지에서 비롯됐든, 선입견에서 비롯됐든, 어떤 이유에서든 작동하는 사고회로에 대해 말한다.
“넌 그게 중요해, 내가 중요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수군거리는 학생들, 퇴학시키고자 했던 학교, 단 하나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던 이의 배신 그 모든 것들이 결국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결과였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어디에서든 내가 지금 이 사람에게 갖는 온 마음에 최선을 다해도 부족함을 지금도 왜 이 사람이어야 하는지, 왜 이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주저하는 모든 이들에게 <데미안>의 한 구절을 덧붙이며.
“진정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그것을 살아보려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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