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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Dec 09. 2023

<스프린터>

Sprinter, 2023

인생을 달리기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보통 그 달리기란 거리나 시간의 제한을 두지 않은 달리기라는 단어가 지닌 그 자체로의 표현이거나마라톤처럼 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점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이 영화는 100m 단거리 전력질주를 소재로 삼았다가진 모든 힘을 쥐어짜 내어 내달리는 스프린터는 10초 내외의 찰나의 순간일 것인데 그것을 장편으로 어떻게 풀어냈을까.


달리기를 다룬 영화 중 쉽게 떠오르는 것은 <말아톤>(2005)이다목표로 하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와 그것을 조력하는 주변 인물들 간의 이야기하지만 <스프린터>엔 한 날 한 시에 같은 트랙 위에 선 세 명의 선수가 주인공이다. 10대인 고등학생 선수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20대 선수소속 없이 홀로 훈련에 임하는 30대 선수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밝게 빛났던 순간이 있었고이제는 그 뒤의 그림자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고명과 암이 다 존재하는 법이다다시 찬란했던 시기를 맞이하기 위해 세 선수는 각자의 위치에서 피나는 노력을 한다.


육상해서 뭐 하냐? 마지막에 결국 울면서 끝난다니까그때 진짜 허무해.”


마찬가지일 것이다모든 일엔 끝이 있는 법하지만 그 마지막 순간에 눈물이 나는 건정말 열심이었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허무할 것이다이런 끝을 맞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달려왔던가 하고하지만무엇이라도 그렇게 최선을 다해보지 않으면 다른 무엇도 열심히 하지 못할 것이다선수에겐 코치가 있듯함께 열심히 달려준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어주고때론 누군가 내게 건넨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그것을 표현한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고담백한 게 가장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야기를 잘 엮은 감독의 기량이 빛난다.


#스프린터 #박성일 #공민정 #임지호 #전신환 #송덕호 #최준혁 #최승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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