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tar: Fire and Ash, 2025
2009년의 아바타로부터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3편이고, 아직도 2편이 더 남았다. 이제는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어떻게 아바타를 거쳐 나비족이 됐는지, 어떻게 익룡 같은 이크란 토루크를 탄 토루크 막토가 됐는지 다시 정보를 찾아봐야 할 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싸우고 있다.
<아바타> 시리즈는 첫 편부터 이상하게 선과 악의 구조로 나누었다. 인디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비주얼과 생활양식을 보이는 나비족과, 지구에 자원이 고갈되자 물욕에 눈이 먼 인간들이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와서 이들의 세계인 판도라를 파괴하려 하기에 나비족이 맞서 싸우게 되는데 누가 나비족을 응원하지 않을 수 있으랴. 심지어 제이크 설리는 하반신이 마비가 된 군인이었고, 다시 일어나 달리고 싶었던 그가 심지어는 하늘을 날게 됐는데 말이다. 미처 악으로 규정된 인간들에게서 어떤 모습을 보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났다면, 2편과 3편에선 그래도 인간들에게 입체감을 불어넣으려 하지만,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두 편을 걸쳐 그것이 다 이뤄지지 못하고 또다시 싸움으로 시작해서 싸움으로 끝이 나버렸다.
다시, 악으로 규정된 인간에게 입체감을 불어넣고자 하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은 1편부터 제이크와 함께 등장했던 대령 쿼리치(스티븐 랭)다. 쿼리치도 제이크처럼 모종의 사건 이후 생명을 잃게 되고, 아바타로서 다시 태어났다. 1편에서 기계 로봇을 탄 채로 제이크에게 네가 아무리 그런다고 진짜 나비족이 될 수 있겠느냐고 하던 쿼리치는 이제 직접 그 판도라 세상으로 뛰어들었다. 모종의 사건 이후 불길로 뛰어들게 되는데 왜인지 “I`m back.”이라며 후편에 등장할 것만 같은 건 <터미네이터>를 봤기 때문일까. 2편 같은 3편을 또 봤기 때문일까.
전편에서 있었던 첫째 네테이얌의 죽음과 그와 연결되는 둘째 로아크의 아픔. 제이크, 키리, 쿼리치가 인간과 나비족의 정체성이 섞여 겪는 혼란, 파야칸으로 대표되는 톨쿤과 에이와, 제이크, 쿼리치가 스파이더를 두고 겪는 관계, 인간의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나비족들, 아바타를 통해 나비족이 된 이들과 다르게 판도라에게 녹아들어 가고 있는 스파이더와 키리의 관계 등 아직도 벌려놓은 이야기들이 끝나지 않은 채로 또다시 싸움으로 시작해서 싸움으로 끝이 나버렸다. <아바타> 시리즈는 어떻게 이 많은 것들의 매듭을 지을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여전히 속편으로 이야기를 연결하려는 노력까지 하고 있으니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도 부족해 보인다. 과연 끝은 낼 수 있을까. 점점 기대감이 사라져만 가는데 4편과 5편은 어떻게 세상에 공개가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바타>의 볼거리는 화려하다. 아직도 제이크와 나비족을 응원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와 신념을 지키려는 이들의 노력이 멋있다. 하지만 1895년 영화의 첫걸음인 <열차의 도착>을 보고 당시 사람들이 실제로 열차가 달려오는 줄 알고 도망쳤다는 게 이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옛날이야기가 되었지만, 3D 이미지가 스크린에서 조금 더 입체감을 갖고 가까워진 것 이상의 무엇을 기대하게 만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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