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

Frozen 2, 2019

by 박종승

눈사람을 만들지 않겠냐며 울부짖는 안 나는, 자신의 손에 닿으면 모두 얼어버려서 방에만 틀어박혀있던 엘사는 이제 없다. 마법으로 태어난 올라프는 이젠 글을 배워 책을 읽는다. 2013년 1편과, 6년이 흐른 뒤의 2편은 모두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부모님으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기 위해 “눈사람은 나중에 만들자”고 속삭이는 올라프에 대한 애정과,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지만 그들은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됐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그 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중에 올라프를 최고라 생각했던 건, 1편에서 자신의 몸이 상하더라도 엘사와 안나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분주하던 모습 때문이었다. 철저하게 계산적이던 나는 절대 나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러지 않을 거였기 때문에, 나는 그런 내가 너무 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올라프에게서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었다. 2편에서의 모습이 더 좋았던 건, 그가 더 성장했음에도 그 모습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 내내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그는 어떤 모습이던가. 게다가, 그의 생각이 나의 지론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어렵고 힘든 일을 앞둔 두려운 상황에서 나는 항상 시간이 금방 흘러 오늘 밤 자기 전에 잘 해결됐노라고, 다행이라고 여길 내 모습을 생각한다.


“어른이 돼보면 알까? 나이가 더 들고 나면 알까? 훗날 돌아보면 그때 왜 떨었나 싶겠지. 어른이 돼보면 알까? 모든 일이 지나가리란 것을. 그러니 이 상황을 즐기자!”


“하루 종일 꿈꿔. 어른이 된 내 모습. 모든 걸 다 이해할 테니까.”


그 모든 게 아니더라도, 극장에서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만인가 싶었다. 2013년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내가 전편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기우였다. 그의 말처럼, 왜 그랬나 싶다.


마법의 근원이자 엘사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과 그로 인한 성장. 선대의 잘못을 바로잡는 방향성은 기본으로 두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알며, 끝을 알 수 없는 하강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 밑바닥을 찍고 마침내 반등하고야 마는, 자신을 가로막는 거센 파도를 향해 몇 번이고 내달릴 수 있는 마음가짐이 날 너무나 위로해주었다. "Show yourself, I`m ready to learn."


단지 ‘겨울’왕국이라서가 아니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개봉해서, 그걸 보게 돼서 너무 좋다. 힘들 때면 언제든 꺼내서 먹을 수 있게 유통기한 만 년짜리 통조림에 넣어서 보관해야겠다.


#겨울왕국2 #이디나멘젤 #크리스틴벨 #조시게드 #크리스벅 #제니퍼리 #Frozen2 #영화

일단 내가 사고 싶은 건 레고-올라프(21,900), 레고-엘사의 얼음 궁전(99,000), 수다쟁이 친구 올라프 인형(54,000), 캐릭터 그리기 DIY 세트(9,900), 우산(17,000), 올라프 봉제 카드지갑(18,500), 올라프 주머니파우치(16,000), 폰 케이스_올라프(12,000), 라이트 손목시계(9,900), 에코젠보틀_올라프(8,000), 올라프 무드등(19,800), 가방고리 인형_올라프(10,000), 피규어키 키링(8,900)... 다해서 30만 원이 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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