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sfits, 1961
기인들. misfits. 부적응자들. 다른 이름으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 적응하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닌, 그러하지 않는 사람들.
미국 네바다 주에 이혼을 위해 법원으로 향하던 로즐린(마릴린 먼로)은 차가 고장이 나 정비사 귀도(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차를 타고 시내로 향한다. 잠시 묵었던 하숙집의 주인 이사벨#델마리터)과 함께 이혼 수속을 마치고 술집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다시 귀도와 그의 친구 게이(클라크 게이블)를 만나게 된다. 영화의 배경인 네바다주의 리노는 라스베이거스 못지않은 도박의 도시다. 1869년 주의 입법부는 도박업을 허용했고, 1910년 시민단체들이 그에 대항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1931년 다시 합법이 된다. 1900년대 초반에는 이혼을 위해 네바다 주에 6달 이상 거주해야 했으나, 1927년엔 3달로, 1931년엔 6주로 줄어 전국의 많은 이들이 네바다주로 이혼을 위해 향했다고 한다.
로즐린이 묵었던 하숙집 사장 이사벨은 말한다. "네바다는 '두고 가는 곳'"이라고. "돈을 두고 가고, 마음을 두고 가고, 과거의 흔적을 두고 가는 곳"이라고. 이사벨은 하숙집을 운영하며 그간 77번의 이혼을 봤다고 한다. 로즐린 역시 타도시에서 이혼을 위해 네바다에 왔던 길이었다. 얼핏 그 이미지에서 보이듯, 도시에서 살던 로즐린은 게이가 지닌 카우보이의 마초적인 이미지에 끌린다. 게이 역시 같은 이유로 그런 로즐린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게이는 근처에서 야생마 15마리를 봤다는 귀도의 말을 듣고, 함께 사냥을 갈 카우보이를 찾다가 펄스라는 사내를 만나게 된다. 펄스는 자신의 로데오 대회 출전 비용을 대주면 도와주겠다고 하고, 그리하여 로즐린과 세 명의 사내가 동행하게 된다.
펄스는 대회 도중 부상을 입게 되는데, 이때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로즐린에게 연민을 느끼고, 처음부터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봐 왔던 귀도 역시 어느샌가 로즐린에게 푹 빠져 있었다. 로즐린을 중심으로 네 인물의 감정이, 그리고 관계가 얽히며 야생마를 잡으러 사막으로 향한다. 자유로이 무리를 지어 내달리던 말들은 이 카우보이들에 의해 밧줄에 묶여 넘어지고, 목이 조여 쓰러지고야 만다. 이런 모습을 보여 로즐린은 네바다가 자신이 더 이상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모습이었으며, 동시에 그 말들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봤을 것이다.
로즐린은 게이에게 떠나겠다고 말하고, 게이는 사랑했던 로즐린의 통보에 그제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기인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대사들 중 하나는 "Shame on you."였다. 평생을 카우보이로 살며 많은 말을 잡았을 텐데, 이제 사람들은 말 대신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탄다. 시대가 지나고, 가치가 줄어든 것들을 돌아보며 게이는 잡았던 말들을 모두 놓아준다. 변하는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적응하지 않는, 길들여지지 않는 카우보이였던 그가 말들을 잡아 길들였고, 길들이려 했으니 말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등 1930년대 헐리우드의 왕으로 군림했던 클라크 게이블의 마지막 작품, 어머니의 정신질환과 양부모의 학대, 고아원을 전전하며 불안한 환경에서 자란 마릴린 먼로 역시 마지막 작품이었으며, 그들의 연기는 때로 연기가 아닌 것 같았다. 안 좋은 것은 네바다에 다 두고 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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