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ners, 2010
“You've lost so much. What if I can't make up for that?”
75세에 아내와 사별하고, 암 선고를 받았으나 그동안 숨겨왔던 진실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아버지 할(크리스토퍼 플러머)과 그런 아버지로부터 평생 무엇인가로부터 결핍을 느껴왔던 어머니(메리 페이지 켈러) 밑에서 자란 올리버(이완 맥그리거)는 다른 이와 사랑을 나누지 않는 외로운 삶에 평생 길들여져 있었다. 올리버는 부모님을 여의고 슬픔에 잠긴 나날을 보내던 중 친구들의 권유로 파티에 갔다가 애나(맬라니 로랑)를 만나 처음으로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싹튼다. 그러나 혼자인 삶에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새로이 찾아온 사랑에 머뭇거리게 된다. 올리버가 사랑에 주저할 때 살아생전 할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지금 올리버의 모습이 어떤 이유에서 기인한 것인지 보여준다.
내가 선택한 스틸처럼, 영화는 새 출발을 앞두고 주저하는 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그들이 필요로 할 때면 따스히 안아준다. 무엇도 강요하지 않으며 때로 재치 있는 독백과 대사들이 웃음을 주기도 한다. 영화의 태도처럼 관객도 캐릭터에 너무 이입하지 않고 약간은 거리를 두며 보아야 할 것 같은데, 이완 맥그리거와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더할 나위 없는 연기에 이입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것 같음이 영화가 끝난 뒤에 나를 아프게 했다. 보는 동안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다른 작품에서도 겪어본 정도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비기너스>의 파동은 생각보다 컸다. 더없이 온유한 인생 선배를 만나게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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