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승 Dec 18. 2020

<위 아 후 위 아>

We Are Who We Are, 2020


"Fuck! Who the hell are we?"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이들의 이야기대체 얼마나 더 흔들리고 방황해야 멈출 것인가 싶을 정도로 위태로운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이탈리아에 있는 미군사 기지에 세라 대령(클로에 세비니가족이 들어온다입국부터 쉽지 않다짐 하나가 지나온 공항에서 누락된 것 같다주인공들의 면면을 보자니 이거 쉽지 않겠다 싶었다.


제목은 우리가내가 누구인지 잘 아는 것 같은데막상 드라마는 그렇지 않으니 그런 결말로 나아갈 것인가 싶었다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가 떠올랐는데이탈리아에 있는 미군기지라는 설정은 일본 작품이나 중세 유럽의 건축양식을 따른다거나 영어 이름을 쓰는 데서 오는 이질감 같은 것이 있었다이탈리아 국경 안에 있으나 미군기지로서 작은 미국의 모습인 것 같았다그들은 군인이거나 그의 가족임을 증명하는 ID카드 없이 기지 검문소만 지나면 문화언어통화까지 달라지는 곳에 살았으며군인이라는 특성상 그곳에서 오래 거주할 수도 없었다아프간으로의 파병마저 가게 되기 때문에 어딘가 모르게 붕 떠있는 기분이었다그들의 삶에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끝도 없이 들이닥치는 시련 속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조명한다루카 구아다니노는 그런 것에 아주 특화된 감독이다삽입곡이야 두 말할 필요 있겠는가.


우리는 우리다우리는 우리일 뿐이다우리는 그 자체로 우리다나는 나다나는 나일뿐이다나는 그 자체로 나다.”라는 답을 얻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이 누구인지 아는가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가? <위 아 후 위 아>가 그것에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그들이 겪는 감정의 파동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나까지 성장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우리가 사는 세계도우리도 바꿀 때가 됐으니까그러려면 자신을 알아야 하고.”


#위아후위아 #잭딜런그레이저 #조던크리스틴시먼 #클로에세비니 #앨리스브라가 #프란체스카스콜세지 #루카구아다니노 #드라마


케이트네 부모님이 다리미질할 때 창밖으로 지나간 노란 셔츠 입은 남자

급식실에서 혼자 우뚝 솟아서 배식하는 키 큰 남자


작가의 이전글 <조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