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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Mar 07. 2021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Raya and the Last Dragon, 2020


눈과 귀는 즐겁지만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부분이 많았다켈리 마리 트랜의 라야아콰피나의 시수젬마 찬의 나마리가 메인이 되는 구도에 단지 용서와 믿음만 말하기엔 배경에 깔린 서사가 아쉽다수백이 넘는 강줄기를 모두 뒤지는 데에 6년이 넘게 걸렸다는데사실 6개월도 많을 것 같다세계는 넓게 잡았는데세계관은 작다서사가 빈약해 인물들이 거치는 일련의 과정이 정해져 있는 수순처럼 느껴진다그것도 통과할 것이 아주 자명해 보이는 쉬운 난도로그래서 캐릭터를 보자니 캐릭터의 매력도 훌륭하진 않다. <겨울왕국시리즈의 올라프나 크리스토프 같은 조연의 굵직한 활약을 생각하면 한참 못 미치고그렇다 보니 이들이 모여 선보이는 협업 역시 그저 그렇다그래도 디즈니가 세상에 선보인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던가그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지루하진 않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매점에서 음식물을 구매할 때면직원이 상영관 내에선 취식이 불가하다고 안내를 하며팝콘은 가지고 나가라고 친히 뚜껑까지 덮어준다그런데 내가 앉은 뒷줄에 마스크를 벗고 팝콘을 먹는 이가 있더라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아주 단순하다서로 간의 신뢰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하는 라야에게 시수는 실상 그렇지 않음을 말한다상대를 믿는 데에 그렇게 많은 요소가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맞는 말이다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이 부러웠다나의 오늘은 그렇지 못했으니 누군가에 의한 불안함과 불쾌함 없이 집을 나서는 날이 어서 오길. <마녀배달부 키키>(2007)의 마지막 장면처럼 많은 이들이 믿음을 바탕으로 하나로 뭉칠 수 있길.


#라야와마지막드래곤 #켈리마리트란 #아콰피나 #젬마찬 #산드라오 #돈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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