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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 제작기 25 - 현장스태프

머리 심는 날

by 행복한 이민자

- 현장 스태프

이 현장을 같이 운영해나간 스태프들도 거의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다. <왕의 얼굴> B팀 스태프들이 옮겨 왔다. 먼저 촬영 감독 위창석 선배. 내가 상황과 시간 제약에 쫓겨 계획했던 컷을 포기하려 할 때, 이 컷은 포기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지적을 해주심으로써 오판하지 않도록 도와주셨다. 촬영을 진행하다 알았는데, 내 중학교 10년 선배이기도 했다. (또 학연을......)

조명 감독은 김정수 감독. <미래의 선택>을 같이했던 이춘길 조명 감독님의 1st출신이었다. 늘 나보다 연배가 높은 분들과 작업했었는데, 김정수 감독은 나와 동갑이어서 기분이 새로웠다. 의욕 있고 위트 있는 신인 조명 감독이었다. 환상 면접 씬에서 폭죽을 넣자는 아이디어는 김정수 감독의 것이다.

장비는 노용환 팀장이 맡았다. ‘돌직구’ 씬에서 호쾌한 레일 운용의 주인공. 동시 녹음은 양준호 기사가 예의 꼼꼼함으로 진행했고 보조출연 반장은 이종민 반장이다. 몇 편을 같이 진행했더니 이종민 반장의 출연자들은 이제 웬만하면 다 알 정도가 됐다. 무술은 액션스쿨의 서지오 감독이었다. <근초고왕>과 <천상여자>의 인연이다.


연출부는 김수광FD와 이수진FD. 수광 씨는 협업이 처음이었던 반면에, 수진이는 <천상여자> 때부터 전 작품을 같이 진행한 셈이 됐다. 스크립터는 아침드라마 <다 줄 거야>(당시만 해도 매우 파격적인 제목이었는데 요즘 워낙 진취적인 드라마 제목이 많아서...) 때와 <미래의 선택>을 같이 했던 박경아 씨. 조연출 마냥 많은 것을 의논했다. 현장에는 <액자가 된 소녀> 때 스크립터를 했던 성은정 씨도 응원 방문을 해주었다.


그 밖에도 특효팀, 드론팀의 도움으로 완성된 컷도 많다.

조연출은 원래 강민경PD였다. 대본 준비 과정에서 귀한 의견과 함께 여러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민경이는 단막극 전체를 다 서포트하고 있는 중이라 사실상 프로듀서 역할이었고, 여기에 후속 미니시리즈 조연출도 겸하게 되어 내 드라마 마감까지 도움을 줄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황승기PD가 두 번째 조연출로 합류했다. 나는 승기에게 잔디 인형을 사용한 타이틀 시퀀스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잔디가 자라는 과정을 다 촬영하려면 누군가 전담해서 맡아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잔디인형 자체에다 물을 듬뿍 적셔야 하는 데다, 이게 한참을 기다려야 싹이 나고, 일단 싹이 나면 무섭게 자라기 때문에 섬세한 관심이 필요했다. 민경이와 수진이, OJT로 잠시 스쳐간 막내 홍은미PD를 비롯하여 승기까지 여럿이 잔디 인형을 가져갔는데, 결국 승기가 도맡아 결과물을 귀엽게 잘 뽑았다. 그 결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건 드라마를 끝낸 후다.


<머리 심는 날>의 타이틀 글씨도 황승기PD의 작품이다. 켈리에도 재능이 있는 다재다능한 친구다. 예고 역시 센스 있게 뽑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