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낫플레이드> 배우를 소개합니다. #2.
이희준.
2011년 KBS단막극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단연 이희준이다. 비단 그가 출연한 단막의 수가 많고 그 해 KBS연기대상 단막극상을 수상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대개 PD들은 다른 단막과 캐스팅이 겹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같은 배우가 출연함으로서 단막 자체의 색이 겹치는 것 같은 느낌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이희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PD들이 앞다투어 찾은 배우였다. 2010년 박현석PD의 <텍사스 안타>로 시작하여 2011년 4부작 <완벽한 스파이>, 모완일PD의 <동일범>, 김형석PD의 <큐피드 팩토리>까지. 모두 다른 매력을 선보임으로서 PD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보다 보면 어? 하고 편안히 기댄 등을 꼭 떼고 자세를 고쳐 앉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당시, 유능한 선배들과 매력있는 신인 배우의 협업을 부러움에 가득 차서 쳐다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저에요.
2010년 이상우 선생님 연출의 연극 <B언소>에서 이희준 씨를 처음 봤다. 우와 저런 배우가 있구나. 내게 기회가 왔을 때 같이 해야지. 그러나 아직 내 차례는 한참 남아있었고, 그 연극을 본 다른 선배를 통해 이희준 씨는 바로 기회를 잡았다. 나는 다만 내가 조연출로 참여한 대하드라마의 오디션에 이희준 씨를 만나고자 청해본 게 할 수 있던 전부였다. 그 이후에도 노력했지만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다. 희준 씨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직장의 신>을 비롯, 워낙 KBS에서 사랑을 받은 나머지 시청자들로부터 ’부모가 KBS간부 아니냐?’는 웃지 못할 의혹까지 샀다.
그렇게 소위 ‘단막극이라면 대학원까지 졸업해버린’ 느낌의 배우를 다시 단막극으로 만나고자 청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막극 석사’ 희준 씨가 충분히 놀아볼 만한 놀이터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리고 희준 씨는 ’단막극 박사’ 다운 모습을 선보여주었다. 이 일이 가능하도록 상황을 만들어준 백동진 DongJin Back 팀장에게 감사하다.
영화 <1987>에서 ‘윤 기자’로 깊은 인상을 주는 이희준의 또 다른 인상을 담아본, <낫 플레이드>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 톤의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