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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이민자 Mar 24. 2019

노스탤지어와 현재적 90년대

모방의 모방

어느 시대 어느 나이 대나 노스탤지어는 성립한다. 경험한 적 없는 과거에 대한 낭만적 그리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90년대는 그런 노스탤지어가 가장 적은 시대였다. 가요를 비롯한 대중문화는 오롯이 현재적 열광과 사랑의 기억으로 남았다. 당시 해외에서 문화적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들은 있었으나 한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난 교감과 열광은 지극히 현재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문화 최초로 외부에 대한 컴플렉스 없이 열광했던 세대의 기억을 낳았다. 그래서 90년대는 계속 노스탤지어의 근원으로 소환되는 것이다.


모방의 모방을 생각한다. 만주국의 모방이 박정희와 김일성이었고, 박근혜와 김씨삼대가 모방의 모방을 일구었다. 정치적 재생산. 문화에 비유하면 90년대야 말로 광범위한 문화적 모방과 토착화로 우리의 분위기를 일으켜 세운 시대였다. 한국 문화계의 메이지유신이랄까? 그리고 그 모방의 모방이 지금 현재. 90년대를 낭만적 과거로 소환하여 이를 처음 겪는 세대가 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새로움을 향해간다.


그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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