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 아저씨 Nov 26. 2021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

호시탐탐 나를 노리는 것들


"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곳이야!!"


"갑자기 무슨 옛날이야기를 하나??"

싶겠지만 80년대  초반, 대학교 입학 당시 서울에 오기 전 주변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었던 소리다.


요즘은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라도 4시간 정도면 서울에 올 수가 있고, 88 서울 올림픽 이후로는 국내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도시가 되어  버렸다.


잠실  롯데타워


제주도에서는 비행기를 이용하면 되고, 전라도 땅끝마을에서도  승용차와 KTX를  이용하면  4시간 이내에 무리 없이 서울에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80년대 초만 해도 지방 사람들에게 서울은 그리 가까운 도시가 아니었다.


부산역에서  청량리까지 통일호 열차를 이용하면 거의 12시간이 소요되었던 시절이었다.


지방 소도시 출신으로 서울의 첫 관문인  서울역이나 청량리 기차역에 도착하면 낯선 곳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단 몸과  마음이 바싹 긴장이 되었다.


동대문 성곽길


지금은 역  주변이 많이 깨끗해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역 주변에는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많았었던 탓인지 뭔가 음침하고 스산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늘 위협적인 자세로  대합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많았고, 새벽이나 밤늦게 역에 도착하면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역 주변을 벗어나기가 만만치  않았다.


거의  반 강제로 팔을 잡아끌어당기는 일들이 다반사여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 보면 옷소매가 찢어지기도 했다.


80년대에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는 늘 야바위꾼이나 쓰리꾼, 소매치기도 많았다.


가끔씩  인신매매나 불법감금  및 강제노역 사건이 신문지상에 대서특필되기도 해서  낯선 곳 특히  대도시의 뒷골목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시골 출신들에게는 늘 경계의 대상이었다.


서울에  있는 성당


그리고 오늘날의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를 탄생시키기 위해 계속된  민주항쟁으로  서울거리에는 최루탄 가루가 날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


단지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거리를 걸을 때마다 불심검문을 받았고, 인상이 조금 거시기(?)하면 경찰서에 잡혀가서 조사를 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모든 난관들을 극복해 가며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마치는 것이  쉽진  않았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것들이 많았었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를  염두에 두고 생활한 덕에 환갑을 눈앞에 둔 지금까지 서울살이에 큰 변고는 없었던 것 같다.


동대문 시장 먹거리 골목


나이도 들고 했으니  이제부터는 좀 편안한 마음으로, 시쳇말로 "리렉스 한 삶"을 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걸??

지나온 시절에는 스스로 경계심을 갖고 조심하면 웬만큼 나를 지킬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젠 혼자만의 노력으로  막아내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주위에 너무나  많다.


ㆍ점점 지능적으로 진화된 보이스 피싱,

ㆍ느닷없는 불행으로 끝나는 층간소음

ㆍ온 세상을 한 순간에 멈춰버린 코로나 19

ㆍ사익을 위해서는 언제나 무시되는 사회정의

ㆍ내로남불을 당연시하는 사회 지도층들

ㆍ개인과 정파의  이익을 모든 것에 우선하는 정치인들.  등등


상대방에게 조그마한 허점이 보이면 가차 없이  파고들어  물고 늘어지는 요즘 세상이  어쩌면 무섭게 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일 갑자(60년)가 끝나고 얼마 후면 새로운 일 갑자가 시작된다.


또다시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


"다시 한번 정신  바짝 차리고, 눈을  똑바로 뜨고 살아야겠다"



덕수궁 돌담길

                                                2021.11월 끝자락에


작가의 이전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