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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Jan 16. 2022

언어 습득에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세계 각국을 누비고 다니며 자유 여행을 한다.



외국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를 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하고 헤어진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멋진 상상을 하며  외국어 공부, 특히 영어에 도전을  시작한다.


요즘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스케줄을 정리해 보자.


새벽 5시 반경, 자명종  소리에 선잠을 깬 후 5분 정도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침대에서 내려온다.


빠른  몸놀림으로 면도와 세수를 하고, 머리를 말리며 스타일링을  한다.


식탁에서  물 한잔을  따르고, 50세가 넘는 나이부터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몇 가지 약을  복용한 후, 옷을 챙겨 입고 주차장으로 가서 재빨리 차에 몸을 싣는다.


라디오를 켜고  어김없이  맞추는 채널.

아침 6시부터 하는 "EBS의  영어방송"이다.


보통 출근에 한 시간 남짓 소요되므로

이지라이팅, 입트영, 귀트영을 들으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어학, 영어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1970년대 시골 도시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영어를 접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어쩌다 신작로를  따라 행군을 하는 미군들이 지껄이는 뜻 모를 몇 마디가 들을 수 있는 영어의 모든 것이었다.

몰래 들어간 영화관에서 외국영화배우들이 말하는 대사를 듣는 것이 접할 수 있는 영어의 전부였다.


그 후 중학교 때  A, B, C, D 철자부터 시작해서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 동안 영어를 배웠다.


대부분의 학교 수업이 말하고 쓰기보다는 해석과 문법에 치우친 공부였다.


그 당시 대학입시에서는 듣기 평가가 없어서 문장해석과 문법공부에  중점을 두었고 말하고 쓰는 과정을 소홀히 했던 것이 오늘날 영어에 대해 귀머거리, 벙어리가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며 중동 근무를 포함해 지금까지 쭈~~ 욱 영어를 공부해 왔으니 어림잡아 45년을 공부한 셈이다.


그런데 아직도 외국인과의 만남이 두렵고, 매일 듣는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영어 프로그램이 낯설기만 하다.


중동에서 2년 정도 근무를 할 때에는 업무에 무리가 없을 만큼 영어로 소통도 하고, 문서를 작성하기도 했었다.


물론 2년 동안 나름대로 피(?) 나는 노력을 했었다.


영어소설책 읽기, 이어폰으로 영화 대사 들으며 잠들기, 외국영화 자막 가리고 시청하기, 영문편지 쓰기 공부 등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웬만한 노력과 투자를 했었다.


어느 정도 의사소통에 자신감이 붙을 무렵, 국내로 귀국하는 바람에 영어 체득화에 실패한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1,2년 정도 더 해외근무를 했었으면 영어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중동 현장의 근무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단지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해외생활을 더 연장한다는 것은, 연장기간만큼 내 삶의 한 부분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귀국을 했고 그  이후 필요에 의해 영어공부를 할 때마다 늘 재도전하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TV에 다양한 외국인 참여 프로그램이 많다.


그 프로그램들을 시청할 때마다 출연한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듣고 이해하고, 패널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한국에 단지 몇 년을 살았을  뿐인데 한국어를 거의 막힘없이 구사하는 것을 보면, 평생을 살아온 나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언뜻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언어 학습에 대한 유전인자가 한국 사람보다 "아니 특히 나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발달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나에게는 언어 학습능력에 대한 유전인자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45년간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 아직도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가 않다.


"일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어느 분야이든 위대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확하게 계산해 보진 않았지만, 45년간 영어학습에 투입한 시간이 족히 일만 시간은  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영어에는 이미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하건만, 아직도 걸음마 단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을 보면 내게는 타고난 재능이 부족한 것이 분명하다.


물론 "내가 아주 간절히 원하면서 노력을 했었느냐?"에 대한 의문점은 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언어 습득에 대한 능력이 다소 뒤떨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성경에 따르면 지구상의 종족마다 언어가 다른 것은 거대한 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했던 인간들의 오만한 행동에 분노한 야훼께서 본래 하나였던 언어를 여럿으로 분리하는 저주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과학과 문명의 발전 속도를 생각해 보면, 창세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언어가 하나였다면 하나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세상 모든 일들을 인간들 스스로 다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아마 절대적인 신의 존재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신의 권위에 도전한 인간에 대한 징벌로 인해 다양한 언어가 생겼다는 것을 전적으로  믿긴 어렵지만 그래도  많이  아쉽다.


종족마다 서로  언어가 다른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마다 서로 느끼는 마음이 다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세계의 모든 언어가 하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상상을 해  본다.


그럼  아침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편안하게  출근할 수 있고, 영어공부에 쏟는 시간과 비용을 좀  더 좋은  곳에 쓸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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