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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Sep 17. 2021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음력으로 "팔월 추석 때  음식을 많이 차려놓고 밤낮을 즐겁게 놀듯이 한평생을 이와  같이 지내고 싶다."는 뜻의 속담이란다.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수확을 할 수 있는 가을이 민초들에게는 잠시나마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계절이었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 노랫말처럼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로 대변할 수 있는 보릿고개는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그 시절 백성들의 어려움을 느낄 수가 있다.


노동의 계절인 봄, 여름을 지나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 오곡백과를 거두어 한상 가득히 차려 조상님께 제사를 드렸다.


한식 음식의 대명사 ㅡ 신선로




아마 그 시절에 제사를  핑계로 추석 명절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나마  없는 살림에 가족들이 며칠만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없었을 것 같다.


어찌 보면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추석은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명절이다.


학생 때는 추석 한 달 전부터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큰 고민거리였다.


하루 전부터 한없이 늘어서는 기차표 예매 행열에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태백선 산타마을 기차역



교수님의 배려로  강의가 일찍  마치면 추석 며칠 전에 기차나 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기차나 버스 입석을 간신히 구해 오랜 시간을 튼튼한 두 다리로 버티고 갈 수밖에 없었다.


결혼 후 가정을  꾸리고 나서는 자가용으로 고향에 갈 수  있었다.


지금처럼 지방 곳곳에 고속도로가  뚫리지 않아서 대부분 국도로 다니던 시절이라, 웬만한 곳은 10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내 경우에는 서울에서 안동까지 18시간 걸려서 도착한 적도 있었다.


강진군 신전면  노해마을 처가집



왜 그렇게 고향방문에 기를  다 쓰며 다녔는지 아직도 확실하게 이해할  순 없지만 그땐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어느 때부터 추석명절이란 말보다 추석 연휴란  말이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 추석은 굶주린 배를 채우는 명절이  아니라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하는 휴식의 시간이 된 듯하다.


올해 추석은 유난히도 길고 습했던 여름 무더위와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에게 평안한 휴식의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이나 코로나로 길고 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듯이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 연관 산업이나  부동산 관련 투자로 떼 돈을 벌기도 한다.


여유가 되면 지어서 살고 싶은 집



그러나 혼자 몸으로 사회에 진입하는 초년병들에게는 너무 힘든 세상이 되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며칠 후면 추석이다.


이번 추석도 그리고 앞으로의 추석들도 우리 자식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한가위 "가 되려면  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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