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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Sep 28. 2022

하느님은 도대체 내게 어떤 달란트를 주신 걸까?




기타, 하모니카, 피리 등 악기를  배워봐도  뭐 특별히  잘하는 것 같지도  않고~~

어떤 사람은 자기 기타도 없이 빌려서 연습했다고 하는데  몇 년 후에  거의  프로 기타리스트 뺨치게 연주를 한다.


아내가  손수 만든  빵(아내의 달란트는 제빵)


어릴 때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를 주변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었지만,  지금  냉정히 생각해  보면 노래를 즐겨하는 동네 아이에게 으레 껏 하는 어른들의 칭찬 정도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나름대로 합창부에 들어 가 일 년  정도 노래도 해  봤지만, 악보를 보는 것조차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성당에 가서  악보만  보고 성가를 따라 부르는 것이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고,  음감도 부족해  피아노의 전주가 아니면 첫 음을 잡기도 힘든다.


어떤 가수는 노래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데 타고난 음색이 좋아 대중가수로서 큰 사랑을 받기도 한다.

나도 음색이 좋다면 노래를 해 봤을 텐데~~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라고 노력을 강조한다.

난 이 말을 거의  믿지 않는다.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것이  바로 타고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예술인이나 발명가들이  노력만으로 그  많은 업적들을 달성했겠는가?

노력했던 분야에 타고난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고 생각을 한다.




음악 방면은 그렇다 치고 그럼 미술 쪽으로  가보자.


초등 때부터 이론을 제외하고 미술 관련  점수를 "우"

이상 받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사물에 대한 비례감도  없고  음영 표현을 못해 데생 점수는 완전히 엉망이었다.

음영을 표현하다  보면 나중에는 모든 것이 흑색으로 변해 버리기도 했다.

대학시절 건축학과에 들어가 나름대로 건축가의 길을 감히  꿈꾼 적도  있었지만. 스스로  능력의 한계를 깨닫고 건축시공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럼 언어는?

이미  "언어 습득에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는 글에 썼지만 무려 45년을 공부한 영어조차도 어눌한 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것 같다.


그럼 예술분야나 머리를 써야 하는 것은 어렵다 치고, 몸, 즉 육체적분야로 넘어가 보자.


우월한 길이나 환상적인 몸매 비율도 아니라서 연예인으로 대성하기도 쉽진 않은 것 같다.

물론 신체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연예인들도 많지만, 나름 연예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끼" 즉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이다.


운동으로 넘어가면, 대학입시  체력시험에서 최고 등급을 받을 정도로 기초체력은 되지만 어느 종목에서도 선수로서 뽑힐 만큼은  자질이 안된다..




마지막으로 공부.

그래도 초, 중, 고시절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나라에서 최고라  인정받는 대학 학부에 들어가서 무사히 졸업을 했다.

그렇지만 끈기 있게 꾸준히 노력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학문의  길도 일찌감치 포기했다.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하나의 달란트를  주셨다고 하는데 도대체 나에게는 어떤  것을 주신 걸까?


주여~~, 왜  나에게는~~~



아무리 곰곰이 생각을 해 봐도 하느님께서는 몇 사람에게  달란트 주시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


이번 추석에 고향 방문 시 형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셨다.


전자 오르간, 색소폰, 그림 그리기 등 형님도 취미로 여러 가지를  배우셨다.

색소폰은 나름대로 활발하게  연주활동지만

대부분은 어느 정도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간 정도 실력으로 그만두셨다.

형님 스스로도 본인이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다고 말씀을 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와 형님처럼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까?



 

내가  잘한다고  느끼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것을 굳이 달란트라고 한다면  내게도 한 가지가  있긴 하다. 

"중학교 시절 우리 집  마당 쓸기"인  것 같다.

학교를 갔다 온 후, 먼저 마당을 쓸고 마루를  닦는  것은  그  당시 나의 주된 일과였다.


어머님은 일하러 가시고, 누나 둘은 고등학생으로 공부에  바빠,  집안 청소는 늘 내 몫이었다.

집안 청소는 아무런 생각 없이  늘 기쁜 마음으로 했었던 것 같다.

걸레질을 마친 후 마루 위에서 깨끗한 마당을 바라보며 공부를  할 때가 어느 순간보다도 즐거웠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로부터 늘 칭찬을 받았다.

"가(저 아이)는  참 집안 청소를 잘한다!!"라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남은 생애 동안 "천부적인 재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만의 달란트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하느님이 내게 주신 달란트는  

청소, 특히  마당 청소가 확실한 것 같다.


주택단지 입구 쓰레기 버리는 곳 ㅡ 일본에서


마당 쓸면서 즐겁고,

끝내고 나서 느끼는 왠지 모를 뿌듯함,

그리고 잠깐의 수고로 사람들에게 좋은 기분을 선사할 수 있다면  하느님이 내게 주신  달란트로 그냥 받아들일 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이 듦에도 할 수 있는 나만의  달란트

"마당  쓸기"

단지 이것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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