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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Jan 06. 2023

인생 1막, 필부의 삶이 이만하면~~

나는 행복합니다.

 

계묘년 토끼의 해.


1963년  계묘년에 태어나 갑진, 을사, 병오를~~ 거쳐 60년 만에 일갑자를 돌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짧아 60년을 무탈하게 지내고 회갑을 맞는 것이 큰 축복이었다.

가족들이 친지와 지인을 초대하여 떠들썩하게 큰 잔치를 벌이고 회갑을 맞는 어르신께 축하와  만수무강을 비는 것이 당연지사인 시절이 있었다.


2020년을 기준으로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3세를 훌쩍 넘었다고 한다. 

이제는 회갑년년층 삶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행인지 불행인지 분간은 가지 않지만 작년 10월 다리가 부러진 탓에  회갑년 첫 해,  걷기시작하고 뛰는 법을 연습하며 의도치 않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왔.


새로운 갑자가 시작되는  해인만큼 마음도 가다듬어야겠지만  육체적으로도 목발을 집어 던지고 걸음마를  시작하는  첫해가 되었다.



장년층의 삶이 시작되는 첫 해.

60년을 지나온  삶의 시간들을 곰곰이 반추해  보자.


# 가족


친가, 처가, 외가를 둘러보면  각자  무난하고 화목한 생활을 하는  것 같다.

특별히 재주가 많고 뛰어난 사람은 없는 듯하다.

서로에게 보탬을 주진 못 하지만  민폐도 끼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가끔씩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겠지만 마음의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가 조심조심한다.

딸은 6년 전에 출가를 했고, 아들은 금년 4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둥이로 6개월이 지난 외손녀는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젠 배밀이에 도전하고 이유식을 시작하는 등 나날이 이쁜 짓으로 나와 아내를 미소 짓게 한다.

이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에 있겠는가?


외손녀 ㆍ승리의 V사인!!!


#직장과 사회생활


정년퇴직  60세.

법적으론 정해져 있지만 60세까지 근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일찍 명예퇴직을 해서 다른 일을 찾거나 정리해고를 당하기도 하고 회사가  망해서 부득이하게 일자리를 잃기도 한다.

나는 50대 중반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회사를  떠났지만, 또 다른 회사에서  아직까지 근무를 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

언제 그만두게 될진 모르겠지만 직장생활에 더 이상 미련은  없을 것 같다.

직장생활에 있어서도 아쉬움은 없다.

크게 성공하진 못했어도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

37년 회사생활동안 수없이 많은 역경과 난관이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 무난히 극복을 한 것 같다.

선ㆍ후배들에게 존경까진 아니어도 기꺼이 서로 손을 내밀고 맞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 거라고  감히 생각을 한다.

후배직원으로부터는 "각골난망"이란 감사인사도 공개글로 받아 봤다.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회사 사보에 올린 글


#친구


"일생에 진짜 친구 셋만 있어도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란  말이 있다.

그런데  진짜 친구의 개념이 모호하다.

도대체 어떤 친구가 진짜 친구일까?

내가 어려울 때  만사 제쳐두고 버선발로 뛰어와 도와주는 친구?

돈이 필요할 때  언제나 빌려줄 수 있는 친구?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나를 위해  애쓰는 친구?

이런 친구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모든 것이 상대적인 것이기에 받은 만큼 되갚을 수 있는 나의 노력도 필요하다.

솔직히 나는 그만큼 좋은 친구가 될 자신은 없다.

그렇지만 슬픈 일이 있을 때 서로 공감해 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해 주는 친구는 될 수 있다.

내게도 그런 친구들이 필요하고 아직은 주변에  이런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서 다행하다.




#건강


"나이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링컨 대통령의  일화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1800년대 인물이므로 요즘  나이로 하면 60대가 아닐까 싶다.

60년간 살아온 삶의 희로애락과 건강상태가 온전히 얼굴에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평생이상을 사는 동안 좋은 일들만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살면서 돌아보면 기쁜 일들은 잠시고 대부분의 삶은 걱정 그리고 고난과 극복의 반복이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려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제자리를 찾고, 바쁜  와중에서도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들만이 나이 들어 평안한 얼굴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작년 말 생애 처음으로 발을 다쳐 수술도 했지만 아직은 무리 없이 여행이나 산행을 하기에  충분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골절된 뼈도 나이에 비해 빨리 제자리를 찾아간 것  같다."라고 주변에서 이야기해 줄 때마다  괜히 어깨가 으쓱해 지곤 한다.

그리고 60대의 내 얼굴이 미남은 아니지만 남들이 훈남(?) 정도로는  생각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매일 아침 거울을 본다.



#꿈.

I  have  a  Dream.

미국의 흑인 해방운동가인 마틴 루터킹목사나 대한민국을 오직 나만이 수렁에서 건져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정치인들처럼 큰 꿈은 아니지만 아직도 내게는 이루고 싶은 일들이 있다.


평생을 옆에서 나를 지켜준 아내와 두 손 맞잡고 세계 6 대륙에 발을 내딛는 꿈.


남들이 보기에는 무난하고 소박했던 삶이었지만 내게는 무엇보다 치열했고 즐겁기도 했던  일들을 글로 남기기.


사랑하는 주변사람들이 하루쯤은 담소도 나누고 편안히 쉬어 갈 수 있는 집짓기~~~~ 일명 "쉼터"


이미 이뤘지만 골프싱글타수 도전.


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희망사항

"건강하게 살다가 일주일만 아프고 세상 떠나기"


살다 보면 순간순간 희망하고  바라는 것이 달라지지만 이것들 만큼은 꼭  이루고 싶다.


이미 일부분은 차곡차곡  진행이 되고 있지만  한시라도 빨리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본다.


쉼터 습작



돌아보니 인생 1막 60년은 그럭저럭 무난하고 나름대로 행복한 이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어쩌면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을 바탕으로 태어난 후 30년의 준비기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입학 전  유아기를 거쳐, 20년 정도의 학업기간, 그리고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일을 배우는 신입사원  기간들~~~~.


하지만 인생 2막은 준비할 기간도 없고 부모님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줄 사람도 없다.

살아봐서  알겠지만 나이 든 어르신에게 힘이 될 만큼 요즘 젊은 세대의 삶이 그리 녹녹지  않다.

지난 60년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뭔가를 차곡차곡 모아가는 삶이었다면 이제는 하나둘씩 버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하는 기간이 없는 만큼 더 피나는 노력을 하든지 아니면 모든 것을 내려놓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인생 2막은 노력하기보다는 내려놓는 삶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욕심도 버리고 혹여라도 더 가진 것이 있다면 십시일반 나누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눔의 삶을 위해 일순위로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남들과 비교하는 습성"인 것 같다.

풍족하고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 그 누구라도 비교하는 순간 모든 것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미 가진 것보다는 아직 가지지 못한 것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인생 2막의 화두는 "안분지족"이란 사자성어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겠다.


계묘년 새해 첫날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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