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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구 Jan 02. 2020

요가는 커피와 같아서.

매일 아침 요가드레날린 뿜뿜뿜

최근 들어 다른 글들을 쓰느라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을 조금 게을리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다행히 요가는 꾸준히 해왔습니다. 오히려 그 전보다 더 자주 계속했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게 말이죠. 으쓱으쓱.


꾸준히 - 사실 거의 매일- 요가를 해올 수 있었던 것에는 재작년 말 정도에 바꾼 운동 전략 덕이 큽니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2-3회 정도,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제대로 시간을 내어서 아쉬탕가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한 번 하는 것을 기본 프로그램이자 목표(!)로 삼았었는데요, 매일 같이 규칙적으로 요가원을 다닐 수 있는 상황도 조금 아니고 하다 보니 그런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핑계 대고 미루고 어느 날은 하다가 말기도 하고. 게다가 큰 맘먹고 매트를 펴더라도 한 시간 넘게 집중하며 요가를 하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더라고요. 나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요가를 해왔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그래서 방식을 확 바꿔봤더랬습니다. 하루 30~40분, 기상 직후에, 빈야사 스타일 시퀀스로 짧고 굵게, 대신 가능한 자주 하는 것으로 말이죠.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고 한 20분 정도 잠도 깨우고 마신 물 소화도 좀 시킨 후에 바로 쫄바지로 갈아입고 매트를 촥- 펴고 몸을 풀어줍니다. 낮이나 저녁에 수련을 할 때와는 달리 몸이 무척 뻣뻣한 상태니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손목 발목 목 허리부터 살살. 태양 경배 자세 -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몇 번 정도 할 때 까지는 온몸 구석구석에서 비명과 곡소리가 들려옵니다만(...), 초반 10분 정도 지나면 몸이 깨어나며 따스한 온기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몸에서 조금씩 땀이 나기 시작하며 호흡 소리가 안정적이 되어 가는 기분은 늘 참 좋습니다.




이른 아침의 수련이 가지는 큰 장점들 중 하나는 역시,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게 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몸이 충분히 풀려있어 앞선 마음에 오버 스트레칭을 하기 쉬운 오후와는 달리 애당초 잘 따라주지 않는 몸을 달래며 움직여야 하다 보니, 화려한 자세들에 욕심을 내기보다 기본적인 자세들을 꼼꼼하게 수행하게 되지요. 게다가 조용한 아침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발을 한 번 옮기고 자세를 한 번 바꿀 때에도 한층 더 공을 들이게 되고요. 처음에는 이러한 조심스러움이 답답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었습니다만, 익숙해지니 화려한 수련과는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지더군요.



잠든 몸을 아드레날린 뿜뿜으로 깨우며 시작하는 하루 - 깨어난 몸으로 하는 수련이 아닌 몸을 깨우기 위한 수련. 이렇게 수련을 하기 시작한 지 벌써 일 년이 훌쩍 지난 이제는 운동을 하면 상쾌한 아침인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지 않으면 찌뿌둥한 하루가 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커피가 정신을 깨워주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이 혼미한 상태인 것과 같달까요. 뭐랄까 조금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합니...


그럼에도 아침의 고요함 속에서 흘린 조금의 땀과 긴 호흡은 아침 식사와 함께 하는 커피만큼이나 향기롭고 기분이 좋습니다. 즐거운 기분과 가벼운 몸으로 하루하루를 열어가는 새로운 한 해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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