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Medium에 영문으로 동시 연재됩니다. 한국 베스트셀러 "먼저 온 미래"를 해외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AI 시대를 먼저 맞이한 바둑계의 이야기가 주는 보편적 교훈을 나누고자 합니다. Link]
2016년 3월, 우리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가 바둑의 전설 이세돌 9단을 이기는 순간이었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바둑계에는 그야말로 대지진이었습니다. 최근 출간되어 화제가 된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은 바로 그 순간과 그 이후를 깊이 있게 들여다봅니다.
AI가 글쓰기, 그림, 코딩까지 하나둘 접수하고 있는 요즘이잖아요.
바둑계는 이미 9년 전에 이 충격을 먼저 경험했습니다. AI가 단순히 인간을 따라잡는 게 아니라, 그 분야에서 '잘한다'는 것의 의미 자체를 바꿔버릴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말이죠.
이 책은 진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자신들의 세계가 하룻밤 사이에 뒤집히는 걸 목격한 프로 기사들, 바둑 선생님들, 애호가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가득해요.
알파고의 충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2016년 이전 바둑이 어떤 존재였는지 알아야 합니다.
동아시아에서 바둑은 그냥 보드게임이 아니었습니다.
품격의 상징
수양의 도구
외교의 수단
알파고 이전, 프로 바둑 기사는 '선수'가 아닌 '예술가'였습니다.
이세돌 9단의 말이 인상적이에요: "알파고 이전에는 창의성이 없는 바둑은 가치가 없고, 영감을 주지 않는 바둑 역시 의미가 없다고 여겼다. 바둑은 두 사람이 만들어 가는 예술이었다."
대국 하나하나가 작품이었고, 기사들은 이런 것들로 평가받았죠:
아무도 생각 못한 창의적인 수
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양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는 바둑의 경우의 수. 이건 바둑이 컴퓨터의 무식한 계산으로는 절대 정복할 수 없는, 인간 창의성의 영역이라는 증거였습니다.
그 사건 자체가 궁금하시다면 유튜브에서 "알파고 - 더 무비"를 보세요. 5번의 대국이 주는 긴장감이 정말 잘 담겨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은 더 깊이 들어갑니다. 카메라가 꺼진 후의 이야기예요. 한 직업 전체가, 하나의 문화가, 철학이 AI 앞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다시 만들어갔는지 말이죠.
다음 편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프로 기사들은 어떻게 바둑과의 관계를 다시 정의했을까
"AI식 바둑"의 등장과 그 미학적 충격
바둑의 변화가 다른 창작 분야에 주는 교훈
놀랍게도 AI가 바둑의 매력을 오히려 키운 방법들
AI 그림 때문에 불안한 디자이너든, ChatGPT 보며 고민하는 작가든, 미래가 걱정되는 어떤 직업인이든, 바둑계의 경험은 소중한 교훈을 줍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먼저 이 질문과 마주했어요: AI가 단순히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 분야에서 '잘한다'는 것의 의미 자체를 바꿔버린다면?
책에 담긴 한국 바둑계의 대응은 경고이자 희망입니다. AI가 바꾼 세상에서도 인간이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거든요.
이 책을 쓴 분은 11년차 기자이자 소설가예요.
바둑이 상징했던 가치들 - 창의성, 직관, 예술성 - 을 AI가 뒤흔든 것처럼, 언젠가 자기 직업도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한대요. AI 시대에 글쓰기는 어떻게 변할까? 이런 고민도 책 곳곳에 녹아있어서 더 와닿더라고요. 이 부분도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룰게요.
2편에서는 이세돌 9단이 패배한 직후, 프로 바둑계가 보인 첫 반응들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혹시 여러분 분야에서도 AI가 가져온 변화를 경험하고 계신가요? 댓글로 나눠주세요.
도서 정보:
제목: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ISBN: 978-89-6262-6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