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도 있지 머.
오늘은 삼일절이다. 국가에서 공식으로 지정한 국가의 경사로운 날이다. 벌써 10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심리적으로 멀게만 느껴진다. 운동경기에서 한일전이 치러지면 결승전이 아니더라도 끝장을 봐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상으로 삼일절 연휴에 일본을 여행하는 것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펼쳐진 적이 있다. 근데 아니러니 하게도 2023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695만 8500명으로 여러 국가들 중 당연코 1위라고 한다.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엔저현상이 한몫했겠지만, 갑론을박을 펼치기인 이상한 현실이다. 거의 700만 명이 일본에서 48조를 소비한다고 하니 경제적인 관점에서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존재하겠지만, 상당히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조선후기의 문화사절단인 ‘통신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삼일절에 일본을 여행하는 것을 비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현시점에서 “삼일절만 가지 마!”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뿐더러 한국인들이 일본을 여행한다고 해서 과거의 국권 피탈의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우리는, 삼일절을 통해 깨달은 자유를 위한 숭고한 의지와 그에 따른 희생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일본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조차도 선조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자유의 결과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