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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무전공 선발에 대하여

입학사정관의 교육 이야기

교육부가 학생의 전공을 정하지 않고, 대학 진학 후 학습하며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 무전공으로 대학가에서는 시끌벅적하다. 무전공은 이전 자율전공부와 비슷한 취지로 보여지는데, 여러 학문을 접한 뒤 다양한 전공 분야로 활약한다는 교육적 측면과는 다소 다른 결과가 드러났다. 


2025학년도 대입부터 무전공 확대에 따라 학사구조 개편과 모집정원 변화가 예고되며,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된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사업비 8852억원 중 절반(4426억원)을 인센티브로 배분할 계획이라고 하니 대학에서는 솔깃한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자유전공학부를 2009년 출범하여 15년째 실시하고 있는데, 몇몇 단과대학을 제외하고는 인기학과로 진학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다. 컴퓨터공학부(컴퓨터학과), 경영학부(경영학과), 경제학부(경제학과) 등의 학과를 선택하였고, 불문과, 동양 사학, 국문과 등의 학과는 3년 동안 단 한 명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자유로운 진로 탐색이 무전공 선발의 취지였으나 과연 목적성에 부합한 정책이였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대학 현장에서는 무전공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될 수 밖에 없다). 대학에서의 결론은 일정 부분 정해졌으나 최종적인 결정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기에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입학과에서 근무하면서 느끼는 점은 입학과의 방향대로 항상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수험생의 입장에서 무전공이라는 화제와 함께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대학에서는 모집요강이 가장 중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기본계획에서 얼마를 선발한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기본계획은 4년 예고제에 따라 모집단위(계열)별 모집인원과 전형방법 등 전반적인 전형과 관련한 사항이 모두 담겨 있고 대학 임의로 바꿀 수 없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학과개편과 정원조정, 기본사항 변경, 행정처분 등의 경우 대교협의 승인 아래 변경이 가능하다. 


모집요강은 대개 5월 정도에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가 되니 잘 챙겨봐야 할 것이다. 어떤 전형으로 선발할 지 또한 대학에서 논의되는 부분 중 하나이지만, 분명한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부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 등으로 선발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예상한다. 즉, 어떤 전형으로 얼마만큼 선발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있다면, 평가 지표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학업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진로 역량 혹은 전공 적합성 중의 지표에서는 평가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에 쉽게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대학의 성적 결과를 살펴보면, 자율전공(무전공) 같은 선발제도가 왠만한 학과보다 입결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막연한 환상에 젖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끝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대학 이후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대학 입학을 위한 벽 허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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