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만남보다, 속 깊은 만남을
-박노해-
어릴 적부터 많은 곳에 소속되어
모임을 꾸준히 했다.
초등학교 때는 무슨 원예부?, 중학교 때는 무슨 서예부?, 고등학교 때는 무슨 봉사활동 단체?, 대학교 때는 영화 동아리와 R.O.T.C?, 군대 내에서는 같은 부대 모임?
결혼한 지금은 그냥 고등학교 때 친구 몇 명과 대학교 때 친구 몇 명에게 집중한다.
이가 들수록 많은 모임이 자랑이 아니며, 다양한 사람을 아는 것이 시간과 돈과 체력의 낭비가 심하다는 것도 느꼈다.
선택과 집중. 그건, 인간관계도 예외가 아니다.
어릴 적보다는, 경제적으로는 더 풍족해져서, 술 한두 잔과 좋은 안주, 분위기 좋은 술집에서 지불하는 돈이 아깝지 않게 되었으나,
시간이 아깝게 되었다.
가끔 만나서 과거 추억을 말하는 것은 즐거우나, 그건 더 이상 미래는 아니니.
앞으로 미래까지 함께 할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은 돈, 시간을 투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사람들과 깊게 사귀는 것.
성향의 차이지만, 내 성향에서는 저게 맞다.
그 수많은 모임 사람들과 지새웠던 밤들, 마셨던 술병, 음미했던 안주, 웃었던 스몰 토크들.
취해서 했던 헛소리들까지.
무의미하다고는 말하지 않겠으나, 앞으로는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려 하면, 엄청 힘들어요.
다른 사람의 눈빛과 표정으로 내 행복을 결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신동엽-
무엇보다, 모임마다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 그들 머릿속에 만든, 나에 대한 이미지가 있다.
모임마다 그들을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야 하는 점, 그 또한 피곤하다.
인생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며 내 시간을 쓰고 싶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회식문화가 없어진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친한 동료들과 맥주 한 잔은 나도 좋다. 친목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친하지도 않는, 마음에 들지 않는 동료들과 술 한잔한다고 해서,
별로인 마음이, 좋아지는 일은 잘 없다.
즉,
회식은 좋아진 사이를 더 돈독하게 할 순 있어도, 싫은 사람들을 좋아지게 할 순 없다.
불필요한 낭비다. 그 시간과 돈으로 좀 더 내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다.
앞으로는 좀 더 이기적으로 살려고 한다. 내 일을 완벽히 하며, 내 사람들만 잘 챙기고, 말 통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침묵하는, 그런 삶을.
오롯이 나와 내가 아끼는 사람들의 행복만을 생각하고, 그들에게만 내 시간을 나눠주는 그런 삶을.
내 생각일 뿐, 옳고 그름은 없으니, 다들 자신이 생각한 대로 행복했으면 한다.
신동엽의 말처럼, 다른 사람의 눈빛과 표정으로 내 행복을 결정할 필요가 전혀 없으니.
당신만의 속도로, 당신이 원하는 곳에 도달하길.
Get where you want to go at your own 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