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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Apr 26. 2016

민생법안이 뭐냐?

http://www.naon.go.kr/content/html/2016/04/21/c224a0bc-c8ad-4ff5-9e87-04b6b3de734a.html


정치혐오조장이라는 게 별 게 아니다. 정치가 중요하지 않은 것마냥, 정치가 가진 힘이 존나 작은 것마냥 만드는 게 정치혐오조장이다. 정치권은 맨날 싸움만 하고, 백해무익한 것처럼 만드는 것이 정치혐오조장이며, 정치에 대한 냉소와 혐오는 문자 그대로 백해무익하다.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하지 않아서 문제다). 폐지 줍는 노인을 없애는 일도 정치권이 할 일이며,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도 정치가 하는 일이다. 정치가 다루는 모든 일이 ‘민생’이다. 

언론이 ‘민생법안’ 운운하는 처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 위 관점에서 정치가 하는 모든 일은 민생과 관련되어 있으며, 법안 하나하나는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정치인이 하는 일을 민생과 비민생으로 나누는 일은 결국 ‘정치권은 무능하고 쓸모없다'는 인식에 간접적으로 동조하며, 정치혐오까지 이어진다. 아니 시발 민생법안이랑 비민생법안이 뭐가 있냐? 사학재단 관련 법안은 비민생인가? 재단은 결국 등록금과 연결되어 있으며, 학생들의 교육서비스와 관련되어 있다. 이건 비민생인가? 국정교과서 논쟁은 비민생법안인가? 국정교과서는 국가의 철학과 관련되어 있으며, 좁게 보면 정부 운영방안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학생들의 교육서비스에 영향을 끼친다. 미래세대의 교육과 관련된 법안이 비민생적인가?

물론, 법안을 다룰 때 우선계층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비정규직을 위한 법안이 좀 더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사실엔 동의하나, 비정규직을 다루지 않는 법안이 모두 비민생이라고 보진 않는다. 

정책은 우리 삶을 바꾼다. 정책을 입법하는 건 결국 국회다. 국회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 삶을 바꾼다. 민생법안과 비민생법안의 기준이 무엇인진 모르겠다. 여당의원이 야당을 공격하거나, 야당의원이 여당을 공격하는 레토릭으로 만들어진 단어일텐데, 보도자료 등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옳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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